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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펀드→ETF' 자금 이동…중소 운용사 '우울'

ETF 제외 국내 주식형 펀드, 이달 들어 설정액 6,200억원 급감
"개인 투자자, 증시 상승세에 직접투자와 ETF 투자 등으로 눈 돌려"
중소형 운용사 '발등에 불'…"새 먹거리 발굴도 어려워"
조형근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DB

주식형 펀드로 돌아왔던 자금이 다시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재차 상승세를 타자, 수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에 나서고 있어서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뺀 투자자들은 직접 투자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영향으로 ETF 등의 상품을 갖추지 못한 중소형 운용사는 주식형 펀드 '위축'에 따른 자금 이탈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투자+일임)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총 1,972억원 줄었다. 이 중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 감소 규모는 총 6,199억원으로 나타났다.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이달 들어서만 6,2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ETF만 놓고 보면 이달에만 4,200억원 정도의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자들이 종목에 직접 투자하거나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ETF'를 통해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후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선호도가 강해졌다"며 "이후 3분기에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로 눈을 돌리는 듯 했으나, 재차 증시가 상승세를 보여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다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해 3월을 제외하고 9월까지 순유출을 지속했지만, 지난 10월 증시가 조정을 겪자 투자자들은 간접 투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지난 10월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1조 2,853억원(ETF 포함)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 하지만 증시가 조정에서 벗어나 다시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다시 직접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ETF의 경우에는 주식형 펀드보다 환매가 자유롭고, 비교적 보수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중소형 운용사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펀드 설정액이 급감하면서 운용 보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ETF나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등 '새 먹거리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순자산가치총액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시장 내 비중은 각각 54.6% , 24.1%로 굳건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 뒤는 두 운용사보다 늦게 시장에 진출한 KB자산운용(6.3%)과 한국투자신탁운용(4.6%) 등이다.

OCIO 시장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선두주자'로 자리하고 있는 한편, 한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 '다크호스'로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지수추종 ETF는 '저가 보수' 경쟁을 펼칠 정도로 '레드오션'인 상황"이라며 "운용사의 역량이 드러나는 테마형 ETF의 경우에도 대형사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중소형사가 신상품을 내놓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OCIO 사업은 전문 인력 등을 대거 투입해야 하는 만큼, 중소형사가 대형사를 OCIO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힘든 구조"라며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 외에 다른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져 중소형사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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