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공인인증서 사라진다는데…더딘 증권사 인증 혁신

잦은 전산사고로 편의성보다 보안 중요성 높아져
이수현 기자


다음 달부터 공인인증서 제도가 사실상 폐지되는 가운데 금융권의 인증 수단이 대폭 다양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인증의 선두주자였던 증권업계는 새 인증 방식 도입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블록체인 인증 도입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던 증권업계는 현재 새 인증 도입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의 블록체인 인증 '체인 아이디'는 온라인 신분증 '마이 아이디'로 전환되며 컨소시엄 활동도 종료된 상태다.

당시 블록체인 인증 도입을 위해 모인 증권사는 26곳에 달했지만, 아직도 블록체인 인증을 활용하는 건 3~4곳에 불과하다. 지난 수년간 공인인증서 체계가 천천히 해체되면서 새로운 인증수단이 계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인증보다 바이오 인증이나 간편 인증, 카카오페이 인증, QR 인증 등이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안면인신 인증,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개발한 인증을 제공하기도 한다.

문제는 증권사 개별로 인증수단을 도입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각 증권사마다 인증수단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체인 아이디'의 핵심은 전체 증권사를 하나의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 같은 통합적인 인증수단 논의 대신 각 증권사별로 인증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전 금융권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건 공인인증서지만, 다음 달 10일에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시행돼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실상 없어진다. 기존에는 법적으로 공인인증서의 '공인' 지위를 인정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고팔거나 공공기관 업무를 처리할 때 필수였다. 전자서명 수단의 혁신을 공인인증서가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마이 아이디' 등 온라인 신분증명 서비스는 공인인증서의 지위는 없지만 인증수단으로서의 보안성이나 편의성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체 회원사를 늘리고, 하나의 인증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이 아이디'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는 증권사는 아직 10여곳 수준이고, 아직 서비스 도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타 업권의 도입 추이를 보고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증권사 시스템에선 보안이나 안정성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전산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투자자 민원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인증 서비스를 고민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로그인 단계에서부터 먹통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인증수단을 새로 도입하고 바꾸는 것이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특히 타 증권사와 연계하는 부분, 타 업권과 연결하는 부분은 보안적으로도 취약점이 된다. 비대면 계좌 개설 등 온라인 인증의 수요는 커지고 있는데, 정작 서비스의 혁신을 하기엔 위험이 큰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로그인이나 본인인증은 증권사가 고객에게 처음 보여주는 얼굴 역할이기 때문에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이라며 "아직은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의 '춘추전국시대' 국면이 계속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증권업계에도 대체로 사용되는 인증 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