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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산' 넘은 항공 빅딜…'큰손' 국민연금도 탑승할까

대한항공 2대주주 국민연금, 유상증자 참여 여부 관심사로
법원도 '항공 빅딜' 당위성 인정…증자 참여 가능성 높아
주가 희석 부담은 걸림돌…M&A 장기화·역시너지 지적도 고려해야

머니투데이방송 허윤영 기자hyy@mtn.co.kr2020/12/02 13:24



간신히 시동을 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안에 대한항공 2대주주이자 자본시장 최대 큰손 국민연금의 탑승 여부가 관심사다.

통합안의 핵심인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지가 1차 관전포인트다. 현재로선 참여 가능성이 높지만, 결과적으로 재벌가 경영권 분쟁의 한복판에 뛰어든다는 특수성과 그에 따른 '특혜 논란' 등 휘발성이 강한 여론의 불씨를 내재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국민연금의 시간? 유상증자 참여 여부 관심사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1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가능한 주식총수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려면 발행 가능한 주식 총수를 늘려 놓아야 한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려면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대한항공 2대주주(8.11%)인 국민연금은 임시 주총을 통해 이번 '빅딜'과 관련돼 처음으로 의사표시를 하게 된다.

이후 통합안의 핵심 거래인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국민연금이 참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내년 3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2조 5000억원을 조달하는데, 이중 1조 5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쓴다. 국민연금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지분율에 따라 약 2000억원이 필요하다.

앞서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이 지난 6월 진행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9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번 증자에도 참여하면 국민연금은 1년 사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만 3000억원 가까이 쓰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장기적으로 대한항공 기업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증자 참여를 고민할 이유가 없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규정은 '장기투자를 지향하면서 기금의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유상증자와 관련해선 '기금이 보유한 주식포트폴리오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한 후 참여를 결정해야 한다'고 돼있다.

이른바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에서 산은의 손을 들어준 법원의 판결이 국민연금이 유상증자 참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부담을 덜어줄 명분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법원이 산은이 제시한 이번 통합안을 '산업 정책'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엔 이번 통합안이 마무리되는게 장기적으로 국가경제와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대규모 증자에 주가 희석 걸림돌…M&A 장기화·역시너지 지적도 고려해야

하지만 이번 증자 규모가 워낙 커 단기적으로 주가 부담이 크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증자로 발행하는 주식수(1억 7361만주)는 지금까지 발행된 전체 주식수(1억 8838만주)와 비슷하다. 주식가치 희석률이 50%에 달해 증권가에선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몸이 되려면 각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국내 승인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지만, 혹시나 해외서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통합은 무산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통합 후 시너지 효과도 따져봐야 한다. 노선 운영 합리화, 운영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게 산은의 주장이다. 하지만 표면적으론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부채가 각각 22조원, 10조원인 두 항공사를 합치는 리스크가 큰 M&A다. 산은이 제시한 '장밋빛 전망'만을 보고 투자에 나서기 만만치 않은 거래라는 뜻이다.

이날 국회 입법조사처도 역시너지 효과를 우려하는 의견을 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대형항공사(FSC) 인수합병(M&A) 관련 이슈와 쟁점' 보고서에서 "양대 기간산업의 인수·통합 추진방법, M&A 조력자로서 산업은행의 지위와 역할, 재벌기업의 독점과 소비자 보호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쟁점이 제기된다"며 "이해집단과 갈등 및 사회적 논란 등으로 '역시너지 효과'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원이 통합의 당위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며 "다만 혹시나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를 대비해서라도 증자 참여가 필요했다는 명분은 세워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허윤영기자

hyy@mtn.co.kr

증권부 허윤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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