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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자동차 회사의 진짜 전기차가 온다…글로벌 2위 노린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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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습니다. 이전까지 내연기관차 설계에 엔진대신 배터리와 모터를 넣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기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현한 건데요. 자세한 내용은 권순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1) 권기자. 우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뭔가요?
지금까지 자동차는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 내연기관을 동력으로 사용했습니다. 자동차의 설계도 그에 맞춰서 이뤄졌는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앞에 엔진룸, 중간에 캐빈품, 뒤에 트렁크가 있는 그 자동차 모양이 내연기관에 최적화된 설계입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회사들은 기존에 있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엔진 등 파워트레인만 빼면 전기차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기차는 충전기 보급, 배터리 에너지 밀도, 충전시간 등의 한계 때문에 효율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연기관 플랫폼에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넣으면 비효율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2016년 이후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설계를 시작했습니다. 전기차는 납작한 배터리가 많이 들어가는 대신 부품수가 적기 때문에 내연기관과 다른 플랫폼 설계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으로 아래로 낮추고 앞뒤 부품 구성이 단순한, 스케이트보드와 비슷한 형태의 설계를 하게 됐습니다.

이 위에 어떤 껍데기를 올리냐에 따라 세단, SUV, CUV 등을 자유롭게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전용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폭스바겐은 2019년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 ID 3를 출시하기로 했는데 아직도 출시가 안됐습니다.

도요타도 E-TNGA라는 이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올해 안에 내놓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GM은 내년 여름 볼트EV의 후속모델인 볼트EUV를 출시할 예정인데, 전용 플랫폼 기반이 아닙니다. 르노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역시 출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를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판매량이 많은 자동차 회사 중에는 폭스바겐과 현대차만 겨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완성한 겁니다.

2) 현대차 전용 플랫폼의 성능은 어느 정도 되나요?
우선 전기차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을 살펴보겠습니다.

E-GMP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km입니다. 테슬라 모델3는 352~446km, 2021년형에는 56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기차가 출시가 되면 배터리를 얼마나 탑재했느냐에 따라 주행거리가 달라집니다. E-GMP는 1종의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을 채택해 차량에 따라 필요한 배터리 용량에 맞춰 구성이 가능합니다. 주행거리가 짧은 대신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나 주행거리가 길고 성능이 뛰어난 전기차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를 일체화 해서 사이즈를 줄이면서도 모터의 최고속도는 70% 향상, 감속비는 33% 증가시켜 동력 성능을 개선했습니다.

배터리 시스템의 에너지 밀도도 기존보다 10% 향상 됐고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 반도첼르 적용해 후륜 모터 시스템의 효율은 3%, 주행거리를 5% 향상시켰습니다.

[인터뷰]고영은 현대차 차량아키텍처실 상무
대용량의 표준화된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해 긴 주행거리와 혁신적인 공간 제공,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가능하게 했고 여러 제품을 유연하게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충전시간이 많이 짧아진 것 같은데 어떤가요?
E-GMP는 800V 충전시스템을 채택해 80%를 18분 만에 충전할 수 있습니다. 5분만 충전을 해도 100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들은 400V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압이 높으면 저항이 적어 효율적이기 때문에 더 빨리 충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가지 문제가 있는데 우선 충전 설비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국내외 대부분 급속 충전 인프라는 400V 전기차용 150kw급 충전기가 대부분입니다. 800V 전기차가 초고속으로 충전을 하려면 350kw급 인프라가 있어야 합니다.

현대차는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kw급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며, 해외에서는 아이오니티가 유럽 전역에 3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오니티는 현대차도 투자를 했습니다.

두 번째는 800V로 하면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배터리는 열관리를 잘못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는 150kw급 충전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E-GMP는 400V와 800V를 둘다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됐습니다. 400V 전압으로 충전을 하더라도 차량내 모터를 통해 800V로 승압을 하는 방식인데 세계 최초로 적용된 특허 기술입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은 “PE 시스템이나 800V 효율성은 어느 회사도 이만큼 낼 수 없는 현대차의 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4) E-GMP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창적인 점은 뭐가 있나요?

E-GMP 기반 전기차가 나오면 소비자들이 가장 만족할 것 같은 부분은 실내 공간입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처럼 앞쪽이 삐죽 튀어나오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또 빈 엔진룸에 컴팩트한 모터와 공조를 넣으면 운전석 앞부분을 더 앞으로 밀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앞 공간이 넓어집니다.

또 뒷좌석에는 중간에 툭 튀어나온 센터터널이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앞바퀴와 뒷바퀴, 사람이 탑승하는 공간을 최대한 넓게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설명하자면 차 크기는 투싼인데 실내 공간은 팰리세이드 같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앞에 엔진룸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충격을 흡수해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엔진룸 공간이 짧아진 만큼 에너지 흡수구간은 효과적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모터가 있는 구간은 보강구조로 보호했습니다. 또 배터리는 초고장력강판으로 충돌 안전성을 향상 시켰습니다.

또 전기차를 대형 배터리로 쓸 수 있는 V2L 기술도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캠핑 등에 갔을 때 전자제품을 꽂아서 쓸 수 있고, 다른 전기차에 전기를 나눠줄 수도 있습니다. 전기차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인 기능입니다.

전기차, 스마트 모빌리티로 진화를 하면서 자동차가 전자화되는 측면이 있지만 사람이 타는 물건인 만큼 탑승객이 편하고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기본 철학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톱5 업체답게 기본에 충실한 플랫폼을 구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 향후 현대차의 전기차 출시 계획은 어떻게 되고, 다른 자동차 회사와 경쟁 구도는 어떻게 될까요?
우선 현대차의 계획을 먼저 들어보시지요.

[인터뷰]정진환 현대차 전동화개발실 상무
내년부터 출시되는 차세대 전기차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전동화 신기술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총 23개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전 세계에서 연간 100만대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여 수소전기차에 이어 전기차부분에서도 글로벌 최선두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올해 테슬라의 판매 목표는 50만대, 내년은 80만대입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연간 150만대 판매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회사들의 주가는 이미 10년 이상 성장 전망을 반영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사실 현대차의 E-GMP는 테슬라의 전기차 플랫폼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신생 전기차 회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그렇고 집중형 아키텍처 기반의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은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 중에는 앞서가는 편입니다.

테슬라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데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아직 제대로된 전기차를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거인들은 아직까지 참전도 못했습니다.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에 속합니다. 또 글로벌 영업망,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춘 회사가 전기차를 팔면 어떻게 경쟁 구도가 바뀔지 기대가 됩니다.

지난달 유럽 전기차 판매를 보면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르노 조에가 1위고 코나EV, e-골프, 아우디 이트론, 푸조 208 EV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도기적인 전기차입니다.

미국 시장 역시 테슬라 모델을 제외하고는 볼트EV, 리프 등이 주요 판매 모델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자동차를 연간 수백만대 팔아본 자동차 회사들 중 내년에는 폭스바겐과 현대차가 제대로된 전기차를 가지고 경쟁에 참여하게 됩니다. 테슬라의 독주가 이어질 수도 있고, 글로벌 OEM들의 참여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현대차는 2위, 못해도 3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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