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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매장 머그컵 찝찝한데"…'시기상조 규제'에 업계 혼란

코로나19 확산세 계속되는데 일회용컵 사용 규제
업계와 소비자 등 현장 목소리 반영 안됐다는 지적도
김소현 기자

한 커피전문점 매장내에서 고객들이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전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커피전문점에 머물며 커피를 마실 때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매장 내 다회용 컵은 찝찝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되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다회용 컵 사용을 기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앙대책방역본부는 지난달 20일, '거리 두기 단계별 1회용품 사용규제 가이드라인'을 12월부터 적용할 것을 발표했다.

환경부와 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거리 두기 1단계시 매장 내 취식의 경우 일회용품 사용이 규제되고 거리 두기 1.5단계~2.5단계까지 다회용컵 사용을 원칙으로 하되, 고객 요구 시에만 1회용품 제공을 허용한다.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시에는 지자체장의 판단으로 1회 용품 제공을 허용하거나 1회용품 사용규제를 제외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

이에 대해 현장의 업계 종사자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서울은 현재 거리 두기 2단계로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 상관없지만, 거리 두기가 1단계로 하향될 경우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이 이 정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 중구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거리 두기 단계가 완화돼 매장 내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해야 한다면 차라리 개인 컵을 사용하거나 포장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해당 정책 일환으로 지난달 26일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과 함께 개인 컵 및 다회용 컵 사용 활성화와 플라스틱 빨대 등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다회용 컵을 충분히 세척·소독해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개인 컵도 접촉을 최소화해 제공하는 등 다회용 컵과 개인 컵 우선 사용을 골자로 하는 협약이다. 플라스틱 빨대는 1회용품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매장 내에 가급적 비치하지 않고 고객 요청 시 별도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할 당시 개인 컵 제공 서비스를 잠시 중단했던 스타벅스도 이번 거리 두기 2단계에서는 개인 컵 서비스를 그대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출도 반 토막이 난 상태라 가맹점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고객 응대, 음료 제조 등을 한 명이 담당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인력 부족 상황에서 업무가 하나 더 생긴 기분"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업계 종사자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과도하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일회용품 사용 자제에는 공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확산세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규제를 내놓는 것은 시기상조며 소비자 요구에 맞춰 서비스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번 규제는 답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공용 컵 사용으로 코로나19 전파가 된 사례는 없고 소비자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고통받는 것은 업계 종사자들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미 업계는 피로감이 가득한 상황이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등장한 규제에 업계는 정부 정책과 소비자 요구 사이에서 또다시 짐을 짊어지게 됐다.


김소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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