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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법정관리 신청한 쌍용차…마힌드라에 달렸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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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쌍용자동차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 150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그러면서 최대 3개월간 회생 절차 개시 논의를 연기하는 절차를 신청해 일말의 희망을 남겼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1) 쌍용차는 왜 법정관리를 신청한건가요?
= 어제가 산업은행 대출 만기일이었습니다. 산업은행은 7월에 만기 되는 대출이 900억원 있었는데, 매각 협상이 진행중이라서 연말까지로 대출 만기를 연장했습니다.

만기가 다시 도래했는데 매각 협상은 마무리가 안됐고, 만기 연장이 거부되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겁니다.

만기가 되면 채권자들의 상환 요구가 오기 때문에 재산 보전을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은행이 만기 연장을 안해준 이유는 지난주 외국계 금융사들의 대출이 연체 됐기 때문입니다. 연체가 정리가 안되면 대출 만기 연장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입니다.

산업은행은 2009년 상하이자동차가 대주주이던 시절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습니다. 대주주가 인도 마힌드라로 바뀌면서 회생을 했는데 11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2)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 쌍용차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최대 3개월간 회생 절차 논의를 보류하는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신청했습니다.

ARS는 법정관리 신청 이후 채무자와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하는 제도입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법원이 강제로 채권, 채무 관계를 조정하는데, 그에 앞서 자율 구조조정 기간을 주는 겁니다.

쌍용차는 원리금 상환 없이 이해 관계를 조정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회사 매각 방안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쌍용차는 “당분간 대출 원리금 등의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 회생 절차 개시 보류 기간 동안 이해 관계 조정에 합의하고 현재 진행중인 투자자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 절차 취소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3) 최근 아시아나항공, 두산중공업 등의 사례를 보면 코로나19로 기업 경영이 어려워서 지원을 해준 경우가 많은데 왜 쌍용차는 지원하지 않은 건가요?

= 금융당국은 “이번 회생 절차 신청은 쌍용차 경영진의 독자적 경영 판단에 근거해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판단이 아니라 쌍용차 자체 판단에 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취지입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책임있는 행동이 없으면 산업은행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습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구조조정 원칙에 의해 대주주의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올해 초 쌍용차의 대주주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미래차 개발을 위해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투자를 포기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주인을 물색하고 있는데, 미국의 자동차 유통업체 HAAH와 협상이 진행중입니다.

금융당국은 “쌍용차 매각 협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이해당사자들의 협조를 통해 좋은 성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4) 대주주의 책임있는 행동이 없어서 쌍용차에 지원할 수 없다는 의미인데요. 표면적인 이유 말고 다른 측면도 있나요?

= 이동걸 회장의 언급 중에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 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쌍용차가 중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환경 규제가 강화돼 전기차로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측면이 있고,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데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쌍용차가 독자적으로 미래차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습니다.

쌍용차는 전기차 E100, 신형 SUV J100 등 2025년까지 7종의 신차를 출시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신뢰를 얻진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자금을 투입하면 당장은 살아날 수도 있겠지만 곧 더 큰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을 정리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구조조정의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5)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 정부는 쌍용차를 회생 시켜야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이지 않습니다. 쌍용차 지원 방안 관련 질문이 있을 때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 대주주의 책임감 부족 등을 지적했지 긍정적인 방향을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결국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미국계 자동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와 경영권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주주 변경과 신규자금 유치가 이뤄지면 앞서 쌍용차의 계획대로 신차를 출시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HAAH는 체리 등 중국 자동차를 수입해 미국에 판매하는 사업 계획을 가진 회사입니다. 라인업 확충뿐 아니라 평택 공장을 활용하면 중국 자동차의 원산지 문제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생존의 키를 쥔 것은 결국 대주주인 마힌드라입니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를 희망하는 HAAH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약 3천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마힌드라는 더 높은 가격에 지분 전량을 팔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 기업 구조조정을 하면 경영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 지분을 감자하고 신규 투자를 유치합니다. 마힌드라는 현지법을 이유로 감자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마힌드라는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에 대한 보증을 선 채권자이기도 합니다. HAAH가 쌍용차를 인수해 다시 시작해보려면 기존 대출에대한 만기 연장 등 채권 조정이 필요합니다. 쌍용차가 구조조정에 성공하려면 마힌드라의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노동자 역시 마찬가집니다. 쌍용차의 매출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개선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채권자, 주주는 물론 노동자의 고통분담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과거 구조조정을 겪었던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쌍용차의 직접 고용인원은 약 6천명, 협력업체 및 판매 조직까지 합치면 약 16만명이 직간접적으로 고용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의 형평성 있는 고통 분담이 이뤄져야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협상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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