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하는 개발사-배급사들…중견 게임사 판도변화 오나
서정근 기자
[앵커멘트]
게임 흥행을 위해 한배를 탔던 개발사와 배급사들이 결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함께 영원하자던 의기투합이 이해득실에 의해 엇갈리고 있는데, 이를 통한 게임업종 중상위권의 판도변화도 예상됩니다. 서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내용]
'검은사막 모바일' 성공 이후 정체기를 맞았던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와 맺었던 '검은사막' 해외 배급계약이 내년 2월 종료되면서 재계약 대신 직접 서비스를 선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400억원 대의 매출 순증이 점쳐집니다.
2019년 기준 카카오게임즈가 검은사막 해외 서비스로 번 돈은 804억원. 카카오게임즈 총 매출의 20%에 해당합니다.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가 이를 절반씩 나눠가졌던 것으로 추산됩니다.
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하며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펄어비스에게 돌아가는 영업이익 순증 규모는 300억원 가량이 될 전망입니다.
[경광호/펄어비스 홍보실장: 검은사막의 국내 해외 서비스를 모두 펄어비스가 직접 하게 됐는데요, 양질의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더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재계약 실패로 2019년 기준 총매출의 20% 가량을 잃게 됐습니다. 그러나 독자 상장을 단행한 펄어비스의 자사 이익 극대화 추진을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펄어비스의 이번 결정은 '데스티니차일드'를 라인게임즈를 통해 서비스하다 직접서비스로 전환한 시프트업의 선택과 유사한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크래프톤도 넥슨에게 맡겼던 PC게임 '테라'의 국내 배급계약 만기가 도래하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자회사 블루홀이 내년초부터 직접 서비스하게끔 했습니다.
크래프톤의 모태였던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를 흥행시킨 펍지가 득세하자 별도 스튜디오로 분할해 독립한 바 있습니다. 회사 운영을 위한 기본 소득이 필요해지자 넥슨과 재계약 대신 자체서비스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데, 이해득실 때문에 오래 함께한 파트너와 등을 돌리는 풍조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한편에선 나옵니다. 이들간의 이해득실과 판도변화에 눈길이 쏠립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입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