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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변화구 없는 이동걸 회장의 돌직구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2021/01/14 08:26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사이다' 발언을 종종 한다. 알면서도 섣불리 내뱉기 어렵거나 듣는 상대방을 민망하게 할 법한 말도 개의치 않는 편이다. 이를테면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 대상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을 향해 "60년대 연애편지냐, 만나서 얘기하자"던 식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의 회동은 실제 이뤄지며 교착상태였던 M&A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지난 12일 신년 간담회에서도 이 회장은 낡은 관행을 깨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회사 사정도 어려운데 파업하는 노동조합, 글로벌 마켓파워가 커지는 와중에 국내 빅2 항공사 합병을 반대했던 국민연금이 이 회장의 돌직구를 맞았다. 코로나19로 경제 사정이 악화된 가운데 위기 속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중책을 맡은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을 법한 지적이라고 본다. 어려울수록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기업 정상화를 후퇴시키는 행위에 대한 일침으로 들렸다.

그런데 외환파생상품 키코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을 향한 작심 비판은 결이 좀 다르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가입한 일부 중소기업은 큰 손해를 봤다. 금감원은 지난 2019년 키코 상품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일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에 키코 피해 기업 4곳에 15~41%를 배상하라는 분쟁조정 결정을 내렸는데 산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금감원의 배상 판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불완전판매 접근이) 논리적이라기 보다 '포퓰리즘적' 판단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013년 대법원에서 대법원이 키코가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린 사안을 금감원이 뒤집어선 안 된다는 취지다. 해당 기업은 산은과 거래하며 손실을 입기 전 키코로 4년간 31억원의 이익을 봤던 전문지식이 있던 업체라는 점도 참작할 사유로 언급했다.

그런데 금감원을 '포퓰리즘'이라고 몰아붙일 수 있는지는 설득력이 좀 떨어진다. 키코 문제로 대중의 인기를 얻어 반대급부로 얼만큼의 이득을 취할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다. 금융사와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이슈일 뿐이다. 금감원이 키코 배상 관철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피해를 본 투자자의 박수와 소비자보호에 앞장선 '금융경찰' 이미지 정도 아닐까.

윤석헌 금감원장은 취임 후 소비자보호를 업무의 최정점에 뒀을 만큼 키코는 그의 소신과도 직결하는 사안인 셈이다. 포퓰리즘이란 공격을 받은 금감원 내부에서는 '무시하는 처사'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회장의 지적 사항도 조목조목 따진다. 피해 기업이 전문가 수준이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는 "배상비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했고 그 결과 산은은 가장 낮은 15%만 배상토록 결정했다"고 했다.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무리수라는 지적에는 "대법원도 일부 불완전판매 사유가 있어 실제 배상판결을 내렸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키코 불완전판매 문제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여당 의원과 강하게 충돌했었다. 여당 의원은 이 회장이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언급한 언론 기사를 바꿔달라고 산은 홍보실에서 작성한 공문을 언급하면서 '삼성'을 빗대 비판했는데 이 회장은 이를 두고 "대단한 모독"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이후 여당 의원이 지나친 비유라고 사과하고 속기록 삭제를 요청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미래를 걱정해야지, 과거 일 갖고 떠들고 있으면 언제 새로운 일을 하나." 이 회장은 이런 일침도 했다. 맞는 말이지만 늘 옳은 건 아니다. 역사를 되돌아보고 재평가하는 게 무의미한 일이 아닌 것처럼 지난 잘못을 바로잡아 한걸음 후퇴 후 진일보하며 풀리는 일도 있다는 걸 모르진 않을 것이다. 돌직구가 잘 먹히려면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야 하는 것처럼.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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