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현장+] "대담한 사고를 해야 한다"던 정용진, 연초부터 '광폭행보'
SK와이번스 인수 이어 네이버와 협력 모색연초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광폭 행보에 업계 '주목'
최보윤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자신감으로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를 해야 합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메시지입니다.
정 부회장은 연초부터 이를 솔선수범하 듯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프로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기로 한 데 이어 네이버를 찾는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26일 SK와이번스 지분과 부동산 등을 1353억여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습니다.
야구단 인수는 스포츠와 유통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네이버 사옥을 찾아 이해진 글로벌 투자 책임자(GIO)를 만났습니다.
IT업계와 유통업계를 주름잡는 두 공룡기업 수장의 만남에 산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두 수장의 만남이 결실을 맺게되면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어섭니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온라인 쇼핑업 분야에서 협력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이미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 기업이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상호보완할 경우 폭발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입니다.
신세계는 현재 이마트의 e커머스 자회사 SSG닷컴을 필두로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 아직 네이버나 쿠팡, G마켓, 11번가 등을 뒤쫓고 있는 신세입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나 '네이버페이'의 성장과 함께 유통분야에 위협적인 존재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자체적인 콘텐츠나 소싱 능력은 뒤쳐집니다.
이렇다보니 네이버의 플랫폼과 IT역량이 신세계의 검증된 온ㆍ오프라인 유통 능력과 만나면 산업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며 유통업계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기업들간 합종연횡도 눈에 띄게 늘고 있어 네이버와 신세계의 협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아마존과 11번가, 네이버와 CJ그룹 등이 굵직한 협력을 약속했고, 대형 M&A나 IPO도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여기에 아직 잠잠한 유통업계 '맏형' 롯데그룹이 움직임을 본격화 할 경우 업계 지각변동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다만 연초부터 이어진 신세계의 광폭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유통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덩치 보다 내실을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경영 판단이 필요한데 과도한 도전 정신으로 회사의 재정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섭니다.
하지만 그 동안 정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봤을 때, 새로운 시도만큼 '포기'도 빨라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정 부회장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일지라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과감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잡화점 '돈키호테'를 따온 '삐에로쑈핑'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직접 발로 뛰며 고객과 소통하는 등 현장 경영에 감각이 있다는 점도 정 부회장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격변의 시기, 정용진 부회장의 과감하고 대담한 사고가 유통업계의 판을 어떻게 뒤흔들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