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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삼성전자 역대급 배당에도 ‘현금’ 많다고 지적 받은 사연

삼성전자 한해 20조원 넘게 배당
삼성전자 ROE 9.5%, 애플 82% 대비 훨씬 낮아
권순우 기자



올해 동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삼성전자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143조원에 달합니다.

삼성전자가 동학개미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제공했습니다. 바로 특별배당입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보통주 기준 1932원의 배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결산 배당금은 주당 354원이지만, 잔여재원을 활용한 특별배당 성격으로 1578원을 더해 주당 1932원을 주겠다고 삼성전자는 밝혔습니다. 우선주는 1933원을 받게 됩니다.

삼성전자는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20년 매분기 마다 354원을 배당해왔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배당액은 3천원이나 됩니다. 시가배당율은 4% 이상으로 은행 예금 금리가 1%도 안된다는 걸 감안하면 높습니다.

배당규모는 13조, 지난 3분기까지 7조 2천억원을 배당한 것을 더해 2020년 한해동안 삼성전자는 20조원이 넘는 배당을 했습니다.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은 “개인 주주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정부가 민생 지원과 경기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통 큰 배당을 발표했는데, 여전히 만족스럽진 않은가 봅니다.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던 자리에서 JP모건의 한 애널리스트는 “보유현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현금보유(잉여현금흐름) 비중을 유지하면 현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배당을 늘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은 116조 2600억원입니다. 전년말 보다 12.7%가 늘었고 창사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기업이 경영을 잘해서 보유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점은 칭찬 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현금을 벌어들인데 그치면 안됩니다. 재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더 높여야 하지요.

수익률이 낮은 현금이나 단기금융상품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자금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투자를 받아 최대한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올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회사가 보유 현금을 투자해 수익을 올릴 자신이 없으면 주주들에게 자금을 돌려줘서 더 나은 투자처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를 ‘자본배분’이라고 합니다.

자본배분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는 자기자본이익률(ROE)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이익률은 9.51%입니다. 경쟁사와 비교해보면 애플의 자기자본이익률은 무려 82%에 달합니다.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는 28%.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29%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경쟁사들은 3배~6배나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오랫동안 M&A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은 “M&A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보유 현금이 증가했다”며 “지속적인 현금 증가는 회사 경영에 있어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전략적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통해 현금 증가 리스크가 감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약속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그동안 성장을 위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올해 안에 반드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SG 중 G는 거버넌스, 기업 지배구조를 의미합니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따질 때 오너 경영이냐 전문경영이냐는 정답이 없습니다. 기업 상황에 따라 오너경영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경영진들은 주주들의 투자금을 최선을 다해 경영해 높은 이익을 올리고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이거나,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이사회는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하고, 회사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면밀히 감시해야 합니다.

보유 현금을 제때 투자하지 못한 것은 지배구조 관점에서 감점 요인이 됩니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 판결에서 경영진이 사익을 위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이를 막아야 할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한 것도 G, 지배구조 측면에서 감점 요인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배당을 늘렸다’는 삼성전자의 답변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업의 배당은 사회공헌 활동 차원에서 하는 게 아닙니다. 회사가 자기자본을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재투자 하지 않은 잉여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과정입니다. 자기자본은 원래 주주의 몫이기 때문에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낸 다는 의미로 ‘주주환원(株主還元)’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ESG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돈을 잘 버는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ESG 펀드에 엄청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ESG를 실천하겠다고 선언하는 요즘, 올바른 지배구조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영진 스스로가 자신들이 주주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대리인이라는 명확히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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