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뉴스후]현대차-애플 협력 무산 '막전막후'…애플 비밀주의가 포인트(?)

권순우 기자

thumbnailstart


[앵커멘트]
지난 한달 간 자동차 관련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던 애플카 논란이 일단락 됐습니다. 현대차, 기아는 애플카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왜 협의가 무산됐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주가는 대폭 빠져서 투자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1) 현대차, 기아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협력은 무산이 된 건가요?

= 애플카 협력설이 처음 불궈진 1월 초 이후 현대차와 애플 양쪽 모두 협력하고 있다고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도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았다고 했고, 이번에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애플이랑 협의를 한 적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공식 인정은 하지 않은 겁니다.

이번 공시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자율주행차량 개별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하면 전기차는 할 수 있는거 아니냐, 잠시 중단이 됐지만 다시 재개를 할 수 있는거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요.

이번 사안은 보안이 철저해서 취재하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실망도 컸습니다.

저도 애플과 기아의 협력이 이뤄질 거라고 기대하고 취재를 했던 입장에서 회사가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했을 때 기대를 반영해 판단하기 보다는 팩트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2) 왜 협의가 무산이 된 걸로 알려져 있나요?

= 회사측은 처음부터 애플과 협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었고,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것만 확인을 해준 거라 협상 무산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신에서는 애플은 보안을 중시하는데 협의 과정에서 보안이 지켜지지 않은 점 때문에 무산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제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양측의 이해 관계가 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과 현대차가 협의한 내용은 자율주행 전기차입니다.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려면 전기를 동력으로 구동되는 차량이 있어야 하고, IT로 차량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그리고 인지 판단 제어를 하는 자율주행 솔루션이 있어야 합니다.

현대차는 전기 동력 플랫폼인 E-GMP를 완성했고, 애플에 기대하는 것은 통합 플랫폼과 자율주행 솔루션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입니다.

또 애플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와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 생태계에 모빌리티가 추가되고 파트너가 된다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반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단순 외주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향후 스마트 모빌리티 전환이 이뤄질 경우 차 자체는 원가 수준으로 제공되고 앞으로는 자율주행 솔루션, 엔터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에도 차량 가격은 지속적으로 낮추고 자율주행 솔루션의 가격은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처음 개발을 할 때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추가적으로 공급을 할 때 원가가 거의 들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때 이익률이 매우 높다는 거지요.

그런 비즈니스 환경 변화 속에서 애플이 시키는대로 자동차의 차체만 만들게 되면 현대차는 독자적인 브랜드가 무너지고 마진이 적은 사업 분야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3) 그래도 소프트웨어가 약한 현대차 입장에서 미래 전환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요? 협력 과정에서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은데요.


= 애플의 보안 정책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E-GMP라는 눈에 보이는 플랫폼이 있고 공개도 했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스마트 모빌리티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자율주행 솔루션을 갖추고 있는지는 확인 된 바 없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애플은 자신들의 솔루션을 공개할 수 없다고 했고, 현대차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뭘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협의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이 대단한 회사인 것은 맞지만 차량용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솔루션을 갖추고 있는지는 알려진게 없습니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모빌리티 관련 인력이 대폭 퇴사를 하며 프로젝트를 종결한 흔적들이 있습니다.

그러가다 팀쿡 CEO는 2017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제품의 관점이 아니라 핵심기술을 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애플이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은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애플은 캘리포니아 차량국에 렉서스 RX450을 자율주행 시범 차량으로 등록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사고도 나고 하면서 자율주행 연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확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판매된 차량들이 실제 도로 환경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테슬라나, 오래전부터 직간접 데이터를 수집한 구글 웨이모에 비해 과연 수준 높은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했는지 확인 된 바 없습니다.

그런데 협력 파트너를 구하면서 자신들의 솔루션을 공개할 수 없고 앞으로도 파트너에게 자신들의 솔루션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현대차가 협상에 임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애플과 손을 잡는 것이 좋은지,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될지는 불분명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과 파트너십을 갖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데요.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 이것도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릅니다. 국내 언론은 애플이 기아에 4조원을 투자하고 설계와 생산을 현대차그룹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많았습니다.

반면 미국 언론은 현대차, 기아는 애플이 협의를 하고 있는 여러 파트너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무래도 국내 언론은 현대차그룹에 미국 언론은 애플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본은 언론은 애플이 6개 자동차 회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은근히 현대차그룹과의 협의의 의미를 축소하고 일본 자동차 회사와 협의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분명한 것은 애플이 현대차그룹과 독점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이 아니며, 현대차그룹 역시 애플과만 자율주행 전기차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시에서도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았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내노라 하는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GM에 2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고, 구글은 포드에 커넥티비티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2024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 전기차는 전세계 IT 업계와 자동차 업계가 모두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고 투자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IT 업체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자동차 업체에, 자동차 업체는 소프트웨어를 가진 IT업체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대체로 본격적인 모빌리티 경쟁의 개막을 2025년 전후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통상 차량을 개발을 위해 최소 4~6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연합 체제를 구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누가 현대차와 협업을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는 거지요.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 될 수 있습니다. 애플카 협력설이 제기 됐던 1월 7일 대비, 협력 무산이 공식화된 8일 주가는 현대모비스는 5.7%, 현대차는 13.6%, 기아차는 37%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주가 변동성이 크다보니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본 게임은 협력한다 안한다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자율주행 전기차를 완성하느냐에 있기 때문에 뉴스에 따라 일희일비 하기 보다는 자동차 패러다임 전환의 흐름을 보며 판단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