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뉴스후]인터넷 신흥갑부들의 재산 기부 행렬…이해진·김정주·김택진은?

서정근 기자

thumbnailstart


[앵커멘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도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기업 반열에 오르고 있는 인터넷기업 창업주들의 때이른 재산 기부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관련한 이야기 서정근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서정근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죠. 우아한형제들, 이 회사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에 가입했다면서요.

기자1)더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인데요. 자산 규모가 10억달러, 우리 돈으로 1조원이 좀 넘어야 하고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정해야 기부자로 등록된다고 합니다.

219번째 가입자인데 아시아 사람중에선 김 의장이 첫 가입자인만큼 화제성이 더 커졌습니다.

앵커2)얼마전 김범수 의장이 재산 절반, 그러니까 약 5조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열흘도 안되어 이런 파격적인 미담이 또 하나 나왔는데요. 서 기자는 소식 접하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기자2)아직 구체적인 약정을 한게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부를 할지 알 수 없긴 한데, 아마 두 분 다 교육 불평등 해소에 재원 중 상당부분을 쓸 거 같은데요.

저나 제 혈족들이 두 김 의장의 기부로 혜택을 받을 일은 아마 없을테니, 사적으로는 사실 무관심한 영역인데요, 어쨌거나 사회 구성원 입장에서 두 분이 큰 선행을 베풀게 될테고, 정말 명예로운 선택을 하신 거죠.

칭찬받아 마땅한데, 뭐랄까 '한겨울을 녹이는 명예로운 아이스버킷 챌린지', 그런데 두 분과 사회적 지위가 비슷한 분들은 두분 의도와 무관하게 압박을 받으시겠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앵커3)한겨울의 아이스버킷 챌린지라..어떤 의미인가요

기자3)'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원래 루게릭병에 걸려 야구선수의 꿈을 접어야했던 한 청년을 달래기 위해 시작된 것이죠. 얼음물 샤워를 하고 일정액 기부한 후 캠페인에 동참할 사람 다음 사람 지목하면 지목받은 사람이 24시간 이내 얼음물 샤워를 하거나 기부를 하는 방식이었죠. 한 여름 더위를 날릴, 유쾌함과 경쾌함을 더한 새로운 기부문화죠.

김범수 의장이 너무 큰 결단을 해줬죠. 개인 기부금액으론 우리 나라에서 단군이래 최대 규모가 됐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김봉진 의장이라는 후발 주자가 등장했단 말이죠.

코로나 19 여파로 수혜를 본 플랫폼 기업, 언택트 기반 서비스로 성장한 회사가 이익을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이익공유제'도 화두가 되어있어요. 그런데 이익공유제 철학에 기반한 나눔은 그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 특히 외국계 투자자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도 있어요.

두 김의장이 사재출연으로 정말 큰 일을 했는데, 자연스럽게 다음번에 동참할 인물이 누굴지 시선이 쏠리는 양상입니다.

이들과 동종업계에 있는 CEO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정주 회장, 김택진 대표, 장병규 의장, 김범석 쿠팡 창업자 이런 분들이죠.

그런데 기부 규모가 1천억,2천억원 수준도 아니고, 물론 1천억,2천억원이 적은 돈은 아닙니다만.

앞선 두분이 너무 큰 결단을 한 탓에 앞으로 저명한 기업인중 누가 어떤 규모의 기부를 해도 두분과 비교가 될 부담스러운 상황이죠.

앵커4)후발주자를 정하지 않은 아이스버킷 챌린지, 기부를 할 생각이 없거나, 생각이 있어도 저런 파격적인 규모의 기부에는 생각이 없었던 기업가들에겐 최근 한파와 맞물려 서늘한 느낌이 들거 같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앞서 지난번에도 인터넷기업 CEO 들의 사재출연과 경영권 관련 이야기를 한번 주셨는데요, 김범수 의장을 제외하면 주식 팔아 사회에 환원하고 나면 후대로 경영권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한 기억이 납니다만.

기자4)그렇습니다. 이해진 창업자가 보유한 네이버 지분율이 3%대, 네이버 시가총액이 64조원인 점, 네이버 주식 외에도 다른 재산이 어느 정도 있으실 걸 감안한면 2조원에 육박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겠죠.

네이버 지분은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12%, 2대주주인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5%를 보유하고 있죠. 이들이 이해진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장하고 있긴 합니다만 멀지 않은 시기에 지분을 매각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어려운 구조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율은 국민연금의 지분율과 큰 차이가 없구요. 방준혁 넷마블 의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범수 의장의 경우 보유 지분 중 절반을 당장 매각해도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상황이었죠.

넥슨은 김정주 회장과 그 가족들이 그룹 지주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서 앞선 김 의장들처럼 기부를 해도 회사 소유와 경영 유지에 문제가 없는 케이스긴 한데, 기부 자체를 독려하거나 압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못되죠.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정말 큰 결정하신 기업가들의 선택을 아낌없이 칭찬하되 동참하지 않는다고 비난해선 안된다, 은근히 압박해서도 안된다.

앵커5)서 기자가 거명한 인터넷기업의 총수들이 이제 다들 조단위 재산을 일군 슈퍼리치들이 되었는데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전통적인 개념의 재벌들과 비교해도 그 위상이 뒤처지지 않게 됐다는 느낌입니다.

기자5)대한상공회의소가 오는 23일 임시 의원총회를 개최할텐데요. 김범수 의장과 김택진 대표, 장병규 의장 등이 일제히 부회장단에 이름을 올릴 예정입니다. IT, 게임사 경영인들이 대한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하는건 이번이 처음이죠.

이 기업들이 단기간에 양적성장을 했고, 창업주들은 슈퍼리치 반열에 올랐는데, 그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게 된 것이죠.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전통 재벌기업들이 후세대로 경영을 세습하고 재산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신흥 슈퍼리치들은 대체로 경영세습과는 선을 긋고 있죠. 축적한 부도 상당부분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분들이 나오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죠.

높게 평가해야할 부분이구요.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발적이어야할 선행을 사회가 '기대', 그리고 기대를 넘어서 '압박'에 가깝게 바래선 안될 것이구요. 기업 경영 본연의 성과, 고용창출 등에 주목해서 이들의 행보를 평가해야 할거 같습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