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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국감 때 택배현장까지 왔는데”…산재청문회 또 불려 나온 택배업계

기업인 호통·망신주기 국감 관행…이번 청문회도 반복

머니투데이방송 박동준 기자djp82@mtn.co.kr2021/02/22 17:20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아 대표이사,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조셉 네이든 쿠팡풀민먼트서비스 대표이사. 뉴스1

"일단 부르고 보자"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한 재계 관계자가 국회 국정감사나 청문회에서 기업 경영진을 소환하는 관행에 대한 단적인 말이다. 기업 최고경영진을 증인 신청 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는 큰 관심을 받았다. 무려 9개 대기업의 CEO들이 증인으로 국회에 출석했기 때문이다. 임시국회 상임위 청문회에 기업 대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산재 청문회에 대해 지난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 이후 입법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오는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대선 등을 앞두고 표심을 결집하려는 분석도 있다.

환노위는 청문회 실시계획서에서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했지만, 여전히 발생하는 산재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실제 산업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려 한다"고 밝혔다. 업계 실태를 파악해 개선 대책을 논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는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 건설, 물류·택배 업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중 택배업계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와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참석했다.

다만 환노위가 이번 청문회 개최 배경으로 설명한 현장 실태 파악 관련해서는 택배업계 한정해 당위성이 떨어진다. 이미 지난해 10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원인 규명과 대책 촉구를 위해 CJ대한통운 강남물류센터를 현장 시찰했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 여당,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택배기사의 업무 강도를 경감해주는 대책들이 논의를 거쳐 나와 적용되는 등 택배현장이 개선 중이다.

이런 연유로 오전 증인 심문에서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는 없었다. 오후 2차 심문에서도 15명 상임위 의원 중 3명만이 질문했을 뿐 다른 업계에 비해 질의 수 자체가 크게 적었다. 질문 자체도 택배업체 경영진들을 소환해 확인할 정도의 질문은 없었다. 그나마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택배업계에 '산업재해 발생 관련 업계 시스템적인 문제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질의 정도가 이번 청문회 개최 취지와 부합했다.

재계 또 다른 대관 담당자는 "택배산업은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고 지난해 택배노동자 사망이 대대적으로 조명돼 국회 입장에서도 이번 산재 청문회에서 택배업계를 빼고 진행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기업 망신주기와 호통 등과 같은 의원들의 고압적인 자세는 이번 청문회에서도 여전했다. 일부 의원은 증인을 앞에 세워두고 자료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원들이 증인에 대한 심문(질책)으로 오인해 청문회장에서 웃음이 나오는 촌극도 있었다. 이외에도 산재 청문회와 동떨어진 임원 자녀 특혜 채용과 신사 참배 논란 같은 개인 비방 질의도 나왔다.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책을 논의한다는 정책 중심의 산재 청문회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을까. 막상 진행된 청문회는 매년 반복되는 구태 국감과 다르지 않았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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