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빚 첫 1,700조원대…4분기 가계대출 증가세 사상최대

지난해 가계빚이 사상최초로 1,700조원 대를 기록한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 등 투자 열풍 등으로 인해 증가세가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2019년 4분기 대비 125조 8,000억원, 7.9%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잔액 기준으로 2016년 이후, 증가율 기준으로 2017년 이후 최대다.

세부 내용을 보면 코로나19발 소비감소로 신용카드 할부액인 판매신용이 95조 9,000억원으로 2,000억원 줄었으나 가계대출이 1,630조 2,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8.3% 증가했다.

특히 빚을 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하는 '빚투' 열풍으로 인해 가계대출 증가폭은 4분기에 한층 확대됐다.

전분기 대비 3분기 39조 7,000억원(2,6%) 늘었던 가계대출 잔액은 4분기 44조 5,000억원(2.8%)증가했다.

이같은 4분기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은 지난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한은은 "주택 매매거래량이 늘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가운데, 주택·주식자금 수요 등으로 기타대출도 전분기에 이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2분기 29만 6,000호에서 3분기 30만 9,000호, 4분기에는 35만호로 확대됐다.

우리 경제의 가계빚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101.1%로 집계돼 가계빚이 국가 경제 규모를 뛰어 넘었다.

코로나19로 가계와 기업의 자금수요가 급증한 데다 '빚투', '영끌' 열풍이 분 영향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사별 DSR 관리 방식을 단계적으로 차주 단위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개인의 대출 상환 능력을 바탕으로 대출 가능 여부를 평가해 이 기준에 미달하면 대출을 옥죄는 정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3월 대책과 기존 정책 효과 등을 포함해 주택 거래 동향과 코로나19 상황을 포함해 자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