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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금융+] 보험사가 운영하는 요양원에 대기자만 1000명 몰린 이유

KB손보 운영 KB골든라이프케어, 오는 5월 서초에 1곳 추가 오픈
가족과 떨어지기 싫은 노인들 "아파트, 주택가에 요양원 많아야"
지방에 몰린 요양시설, 정작 필요한 도심서 부족 현상 지속
유지승 기자

만실이 되어 대기자 접수를 받고 있다는 안내문 / 사진=KB골든라이프케어 홈페이지

수용 가능 인원은 132명인데 대기자가 1,000명이 넘는 요양원이 있다. 보험사 최초로 KB손해보험이 운영하고 있는 KB골든라이프케어다.

KB손해보험은 2016년 자회사 KB골든라이프를 설립하고, 노인 요양복지시설 운영업에 진출했다. 현재 요양시설 2곳을 운영 중이며 오는 5월 서초에 1곳을 추가로 오픈한다.

1호점인 서울 강동구 소재의 강동케어센터(2016년 12월 오픈)에서는 숙박 시설은 없고 출퇴근 식으로 케어만 이뤄진다. 반면, 두번째 개소한 위례점과 오픈 예정인 서초점은 거주가 가능하다.

◆도심에 있어 수요 몰려...무기한 대기

2호점인 위례빌리지의 경우 2019년 오픈 이래 줄곧 대기자가 많아 입소를 무기한 기다려야 한다. 통상 요양원은 지방에 많은데 서울 도심에 있다보니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위례 요양원에 현재 입소한 노인은 132명. 이 곳의 전체 정규직원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88명, 식당의 외주 인력과 방문사회복지사까지 합치면 운영인력이 총 120명 수준이다.

노인 인원 만큼이나 관리 직원이 존재하는 셈이다. 입소 노인의 80%가 치매환자로, 전문적인 케어가 필요하다는 게 요양원 측 설명이다.

노인의 치매가 진행되지 않도록 여러 놀이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고, 인근 병원 의사가 주기적으로 문진을 나와 건강관리도 이뤄진다.

국내 금융그룹의 보험사가 운영하는 시설로, 비즈니스 호텔급의 깨끗한 내부 환경과 더불어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다보니 입소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상태다.

강동센터처럼 위례 요양원에도 출퇴근을 하는 노인들이 있다. 입소를 위한 대기기간이 길다는 점을 고려해 시설에서 오전부터 저녁까지 케어하는 인원을 20여명 받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 관계자는 "치매 노인을 혼자두고 회사를 가야하는 자녀들이 마음 놓고 위탁하고 갈 수 있다"며 "서울 도심에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오는 5월에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3번째 요양원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벌써 입소 신청이 마감된 상태다.

위례빌리지는 1인실, 2인실, 4인실, 치매전담실로 이뤄졌고, 식비는 물론 모든 케어 비용이 월 정액으로 계산된다.

정부에서 장기요양보험금이 장기요양등급별로 지원돼 비용 부담이 절반 가량 줄어드는데, 통상적인 본인부담금은 월 80만원~200만원대 수준이다.
KB손해보험이 운영하는 위례빌리지에세 노인들이 요양보호사의 케어를 받고 있다.

◆치매노인 많은데..."지방에 쏠린 요양원, 정작 필요한 곳엔 부족"

고령화 시대에 치매 인구가 급격히 늘며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요양시설의 필요성은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 요양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욱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은 "전국 총량으로 보면 공급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지방 외곽에 공급이 과잉돼 있고 수도권에는 부족해 불균형이 심각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양시설들이 주로 지방에 있는데, 노인이 가족과 지인, 살던 동네에서 떨어질 경우 상당한 고립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수요과 공급의 불일치가 이런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서울 도심에 요양원이 없는 이유도 존재한다. 현행법상 요양시설을 운영하려면 운영자가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게 되어 있다.

한마디로 운영자가 자기 자본으로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진입 문턱이 높다보니 땅값이 비싼 도심에선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과거 역량이 안되는 업체들이 운영하는 요양원의 난립으로 노인 관리 문제가 지적되면서 정부가 운영 자격 기준을 높인 것인데, 점차 일부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나라에선 금융업계를 통틀어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KB손해보험이 유일하다.

반면, 일본에선 고령화로 요양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의료사업자, 보험사, 건설사 등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KB손해보험의 이 같은 행보에 따라 국내 다른 보험사들도 이 사업 진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보험사 관계자들이 KB 측에 멘토링을 요청하고 실제 요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본력은 물론 전문적인 운영 노하우가 필요한 사업이라 쉽게 접근하진 못하고 있다. '인내가 필요한 사업'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출범 5년차를 맞은 KB골든라이프케어는 출범 이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2019년 매출액은 46억 8,275만원, 순손실은 12억 6,709만원이다.

KB골드라이프케어 관계자는 "향후 보험업의 특성을 살려 요양보험 상품과 요양원 시설 이용을 연계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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