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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원격수업 '먹통' 예고된 재앙"…대안은 KT?

줌 뛰어넘는 K-비대면 기업 육성한다더니 대기업만 '우뚝'
이수현 기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온라인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EBS 온라인클래스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 제공=교육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육 현장에서는 비대면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온라인 수업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교육부의 안일한 대응이 '예고된 재앙'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올해 신학기 정상 개학을 결정하고 수업을 일상으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아직 많은 수업은 공공 원격수업 플랫폼인 EBS 온라인클래스로 진행되는데 개학 이후 줄곧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로그인이 안되거나 접속 지연 등 단순한 문제부터 강의를 올릴 수 없는 경우, 강좌 목록이 사라지는 현상 등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지난해초와 비교해서 나아진 것이 없다는 원성이 높다. 현장에서는 결국 줌(ZOOM)이나 구글 클래스룸으로 급히 대체해 수업을 진행해야 했다. 줌은 오는 8월부터 교육 관련 계정에 대한 유료화가 예정돼 있어 온라인 수업에 대한 대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핵심은 LMS, 학습관리시스템이다. 온클의 대안이 될 수 있는 LMS를 제시한 건 KT다. KT는 지난해 2학기부터 온라인 교육 플랫폼 KT에듀를 시범 운영했고, 올해 1학기부터 전국 교육청 산하 주요 학교 300여 곳에 KT에듀를 도입했다. 이동통신사가 에듀테크의 거점지에 깃발을 먼저 꽂은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사교육과 공교육 모두의 최우선 과제였다. 민간 교육 기업들은 에듀테크에 매년 수백억원씩 투자해 LMS만이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비대면 교육 인프라를 연구하고,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미 독자적인 LMS를 갖춘 기업도 많고, LMS를 포함한 에듀테크 콘텐츠를 해외에 수출하는 기업도 있다.

전통적인 교육 기업이 아닌 벤처, 스타트업에서도 화상회의와 비대면 환경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에듀테크 업체들이 있다. 정부는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에듀테크 시장을 10조원까지 확대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줌을 대신할 수 있는 K-비대면 기업 100곳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정작 이 같은 비대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에선 KT라는 대기업, 전통 교육 기업이 아닌 이동통신사가 나선 것이다. 줌이 빠진 자리를 고스란히 KT에듀가 채운다면 기술이나 인프라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는 있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설 자리는 없게 된다.

이에 대해 KT 측은 "에듀테크 스타트업과 교육 기업 등과 협업해 에듀 얼라이언스를 구축했고, 온라인 플랫폼 KT에듀 역시 협력의 결과"라며 "KT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T에듀의 전문성보다 교육부의 협업 선정 기준이나 절차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교육 기업 관계자는 "교육부는 사교육 억제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민간 교육 기업과의 협업에 대해 상당히 부담을 갖고 있다"며 "해외에선 각 학교에서 여러 에듀테크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환경이 열려있는 것에 비해 국내는 훨씬 폐쇄적인 상황이라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듀테크 경쟁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에듀테크를 육성하기 위해 학교별 구매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논의는 진행됐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교사의 선택권을 넓혀 에듀테크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1년 전부터 각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학교별로 맞춤형 LMS를 선택해 안정적인 수업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또는 줌보다 나은 기술력을 갖춘 K-비대면 기업이 새로 등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1년이 지난 오늘날, 버벅대는 원격수업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학교와 데이터 부족으로 고도화가 어려운 에듀테크 기업만 남아있다.

이수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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