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금요외식회] 넌비건의 하루 한끼 대체육 도전기
- 투썸플레이스의 '비욘드 미트 파니니' 2종- 버거킹의 '플랜트 와퍼'
김소현 기자
가
"나 대체육 샌드위치 먹어보려고"
진짜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차고 넘치는데 '굳이 왜' 대체육을 시도해보냐는 친구의 물음에 숫자를 줄줄 읊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며 플라스틱 제조·폐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3.8% 정돈데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규모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6.5%에 달한다고. 플라스틱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 자체도 환경오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최근 들어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서 잇달아 출시한 대체육 메뉴는 현 상황을 대변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궁금했다. 옛날에 부모님 손에 이끌려 채식 뷔페에서 맛봤던 그때 그 시절 '콩 고기'와 무엇이 다를지.
■ 하루 한 끼, 커피전문점에서 대체육 샌드위치
가장 접근성이 좋은 건 커피전문점에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였다.
지난 2월 출시된 투썸플레이스의 '비욘드 미트 파니니'를 먼저 도전해보기로 했다.
카페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한 건 오산이 아닌 듯했다. 신촌과 홍대 일대를 뒤져서야 늦은 오후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동나는 듯한 대체육 샌드위치에 1차 당황했다.
신제품 두 종 중 먼저 맛본 건 '비욘드 미트 커리파니니'.
즉석 카레보다는 인도 정통 카레와 비슷한 향이 가득했고 매콤할 것 같았다. 냄새에서는 다른 일반 샌드위치와 다름이 없었다.
대체육 샌드위치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기의 역할을 하는 '대체육'의 맛이 중요할 터. 생각보다 '고기다웠다'.
정육에서 느껴지는 식감을 살렸고,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함은 넌 비건(non-Vegan)인 나의 입맛에도 괜찮았다. 섬세한 미각을 가진 이들이 혹시라도 느낄 수 있는 이질감은 매콤한 커리향으로 커버할 수 있을 듯했다.
다음 날, 또 겨우 찾아낼 수 있었던 '비욘드 미트 더블 머쉬룸 파니니'. 후기의 다양성을 위해 이번엔 친구 A와 함께 즐겼다.
"신기해. 고기 같은데 고기랑 좀 달라"
친구 A는 육즙이 없을 뿐이지 식감은 고기 같다고 했다. 하지만 고기라고 속였을 때는 믿기 힘들 거 같다고 덧붙였다.
'더블 머쉬룸 파니니'는 시즈닝 덕분에 좀 더 고기 향이 물씬 났다. A는 전체적으로 베어 물었을 때는 괜찮지만 일반고기와 비교한다면 조금 잘 으깨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A는 콩고기는 질기다면 이건 좀 잘 부서지지만 소스 향으로 식감이 커버된다고 했다.
"불고기 소스 맛이 잘 나서 전략 잘 짰네"
A와 샌드위치 시식을 마치고 공통으로 외친 건 '빵이 정말 맛있다.' 였다.
■ 하루 한 끼, 패스트푸드점에서 대체육 버거
이번엔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버거킹의 '플랜트 와퍼'를 맛봤다. 버거킹에서 강조하는 '불맛'에 집중해봤다.
대체육이니까 당연히 그런가 싶지만 반을 갈라 패티를 구경하면서 느껴진 건 '육향이 좀 약하다'였다.
한 입 베어 물자 버거킹이 말하는 '불향'이 느껴졌다. 하지만 패티만 따로 먹었을 때 느껴지는 불향은 조금 어설펐다.
"우리는 고기의 불향을 너무 잘 알아"
함께 버거킹 '플랜트 버거'를 즐긴 동료 기자 B도 불향의 어설픔에 한 표를 더했다. 인위적인 불향이지만 나름대로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수제버거나 일반 패스트푸드점에서 버거를 먹을 때 느끼는 육즙도 찾아볼 수 없었다. B는 육즙이 없기 때문에 버거 자체의 맛이 담백하고 깔끔했고, 이 때문에 '플랜트 와퍼'를 먹었을 때 더부룩함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는 대체육이기 때문에 고기와 너무 똑같다면 오히려 반감이 생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건강을 위해서 먹었는데 똑같이 느끼하면 대체육을 먹은 보람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 하루 한 끼 '대체육' 총평
투썸에서 선보인 샌드위치 2종과 버거킹의 '플랜트 와퍼'는 100% 비건은 아니다. 식자재에 일부에 동물성 단백질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확산하고 있는 윤리적 소비 트렌드 속에서 작은 선택 하나로 건강과 환경을 생각할 수 있도록 고기를 대체육으로 제조해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개인 식당 위주로 시작됐던 대체육·비건 메뉴가 이제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고기'라고 생각하고 먹기엔 아직 이질감이 있는 건 사실. 하지만 내가 대체육을 선택함으로써 세상에 변화가 생긴다면 도전해봄 직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기술도 발전하고 대체육의 품질도 월등히 상승했다. 공장 맛이 느껴지던 과거의 대체육, 질기고 비리던 콩고기의 과거는 잊어도 될 듯하다.
김소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진짜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차고 넘치는데 '굳이 왜' 대체육을 시도해보냐는 친구의 물음에 숫자를 줄줄 읊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며 플라스틱 제조·폐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3.8% 정돈데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규모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6.5%에 달한다고. 플라스틱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 자체도 환경오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최근 들어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서 잇달아 출시한 대체육 메뉴는 현 상황을 대변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궁금했다. 옛날에 부모님 손에 이끌려 채식 뷔페에서 맛봤던 그때 그 시절 '콩 고기'와 무엇이 다를지.
■ 하루 한 끼, 커피전문점에서 대체육 샌드위치
가장 접근성이 좋은 건 커피전문점에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였다.
지난 2월 출시된 투썸플레이스의 '비욘드 미트 파니니'를 먼저 도전해보기로 했다.
카페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한 건 오산이 아닌 듯했다. 신촌과 홍대 일대를 뒤져서야 늦은 오후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동나는 듯한 대체육 샌드위치에 1차 당황했다.
투썸플레이스 '비욘드 미트 커리파니니'/사진=김소현 기자 |
신제품 두 종 중 먼저 맛본 건 '비욘드 미트 커리파니니'.
즉석 카레보다는 인도 정통 카레와 비슷한 향이 가득했고 매콤할 것 같았다. 냄새에서는 다른 일반 샌드위치와 다름이 없었다.
대체육 샌드위치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기의 역할을 하는 '대체육'의 맛이 중요할 터. 생각보다 '고기다웠다'.
정육에서 느껴지는 식감을 살렸고,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함은 넌 비건(non-Vegan)인 나의 입맛에도 괜찮았다. 섬세한 미각을 가진 이들이 혹시라도 느낄 수 있는 이질감은 매콤한 커리향으로 커버할 수 있을 듯했다.
투썸플레이스 '비욘드 미트 더블 머쉬룸 파니니'/사진=김소현 기자 |
다음 날, 또 겨우 찾아낼 수 있었던 '비욘드 미트 더블 머쉬룸 파니니'. 후기의 다양성을 위해 이번엔 친구 A와 함께 즐겼다.
"신기해. 고기 같은데 고기랑 좀 달라"
친구 A는 육즙이 없을 뿐이지 식감은 고기 같다고 했다. 하지만 고기라고 속였을 때는 믿기 힘들 거 같다고 덧붙였다.
'더블 머쉬룸 파니니'는 시즈닝 덕분에 좀 더 고기 향이 물씬 났다. A는 전체적으로 베어 물었을 때는 괜찮지만 일반고기와 비교한다면 조금 잘 으깨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A는 콩고기는 질기다면 이건 좀 잘 부서지지만 소스 향으로 식감이 커버된다고 했다.
"불고기 소스 맛이 잘 나서 전략 잘 짰네"
A와 샌드위치 시식을 마치고 공통으로 외친 건 '빵이 정말 맛있다.' 였다.
■ 하루 한 끼, 패스트푸드점에서 대체육 버거
이번엔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버거킹의 '플랜트 와퍼'를 맛봤다. 버거킹에서 강조하는 '불맛'에 집중해봤다.
버거킹의 '플랜트 와퍼'/사진=김소현 기자 |
대체육이니까 당연히 그런가 싶지만 반을 갈라 패티를 구경하면서 느껴진 건 '육향이 좀 약하다'였다.
한 입 베어 물자 버거킹이 말하는 '불향'이 느껴졌다. 하지만 패티만 따로 먹었을 때 느껴지는 불향은 조금 어설펐다.
"우리는 고기의 불향을 너무 잘 알아"
함께 버거킹 '플랜트 버거'를 즐긴 동료 기자 B도 불향의 어설픔에 한 표를 더했다. 인위적인 불향이지만 나름대로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수제버거나 일반 패스트푸드점에서 버거를 먹을 때 느끼는 육즙도 찾아볼 수 없었다. B는 육즙이 없기 때문에 버거 자체의 맛이 담백하고 깔끔했고, 이 때문에 '플랜트 와퍼'를 먹었을 때 더부룩함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는 대체육이기 때문에 고기와 너무 똑같다면 오히려 반감이 생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건강을 위해서 먹었는데 똑같이 느끼하면 대체육을 먹은 보람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 하루 한 끼 '대체육' 총평
투썸에서 선보인 샌드위치 2종과 버거킹의 '플랜트 와퍼'는 100% 비건은 아니다. 식자재에 일부에 동물성 단백질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확산하고 있는 윤리적 소비 트렌드 속에서 작은 선택 하나로 건강과 환경을 생각할 수 있도록 고기를 대체육으로 제조해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개인 식당 위주로 시작됐던 대체육·비건 메뉴가 이제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고기'라고 생각하고 먹기엔 아직 이질감이 있는 건 사실. 하지만 내가 대체육을 선택함으로써 세상에 변화가 생긴다면 도전해봄 직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기술도 발전하고 대체육의 품질도 월등히 상승했다. 공장 맛이 느껴지던 과거의 대체육, 질기고 비리던 콩고기의 과거는 잊어도 될 듯하다.
김소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