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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금요외식회]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낼까?…카피캣들의 질주

카피캣의 조상 격 '짱구과자'에
꼬북칩 '초코츄러스' 인기에 등장한 치토스 '초코츄러스'
꺾어 먹는 요거트 풀무원 다논 상품 출시로 '五파전'
김소현 기자

흑당에 이어 '할매 입맛'으로 묶였던 인절미·흑임자 등 식음료 업계의 트렌드 변화는 어느 때보다 빠르다.

이렇다 보니 식음료업계에는 '카피캣(copy cat, 잘 나가는 제품을 모방해 만든 제품)'들이 많다. 한 제품이 큰 인기를 얻어 트렌드가 되면 너도나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한다.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제과업계, 유제품의 카피캣 대표 제품들을 모아봤다.

과연 원조는 '원조 다울까', 아니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까.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등장할 수 있을까.

■카피캣의 역사급…삼양의 '짱구'와 크라운의 '신짱'

삼양의 '짱구(왼쪽)'와 크라운의 '신짱(오른쪽)' /사진=김소현 기자

손가락에 끼워 하나씩 쏙쏙. 1973년에 출시돼 40년 넘게 사랑받아온 삼양의 스낵 '짱구'. 마흔 넘은 어르신과 대적하는 또 다른 짱구가 있다.

크라운은 지난 2000년, '못말리는 신짱'을 내놨다. 과자의 형태, 검정깨가 뿌려진 것도 아카시아 꿀을 사용했다는 표시도 동일했다.

삼양의 '짱구'는 겉표지에 원조임을 알리는 'Original(원조), 짱구는 원래 이맛!' 이라는 표시를 박아 넣었다. 원조의 설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삼양의 '짱구'는 선호도가 갈릴 수 있는 계피의 향이 강하게 났다. 아카시아 꿀의 향에서는 굴러온 돌 '크라운 신짱'의 승이다.

삼양의 '짱구(왼쪽)' 과자와 크라운의 '신짱(오른쪽)'과자. 삼양의 짱구 제품이 조금 더 크기가 작고 색이 연하다. /사진=김소현 기자

삼양이 대체로 과자 개체의 크기가 작았다. 식감에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크라운이 더 바삭바삭해서 입맛에 맞았다. 게다가 겉의 꿀이 더 많이 발린 듯 끈적함도 있었다. 끈적하고, 바삭함 그리고 마지막에 올라오는 깔끔한 단맛. 크라운 신짱의 강점이다.

커뮤니티 내에서도 삼양 짱구와 크라운의 신짱의 대결이 종종 올라온다. 어떤 맛을 선호하는냐에 따라 선택권이 갈릴 뿐, 누가 더 우세한 지는 구분이 어려웠다. 달지 않고 담백함을 즐기고 계피 향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삼양 '짱구'를 단맛과 바삭한 식감을 원하는 소비자는 크라운의 '신짱'을 선택한다.

유년 시절에 삼양 짱구를 즐긴 소비자는 대체로 삼양짱구를, 크라운 신짱과 동년배들은 크라운 신짱을 주로 선택하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2008년 4월, 롯데제과가 '크레용 신짱' 제품을 출시하면서 짱구 과자는 삼국시대를 맞았다. 그해 크라운과 롯데제과의 상표권 분쟁도 있었다. 이른바, 카피캣의 카피캣과의 '분쟁'.

■올해는 '초코츄러스'인가…너마저도?

지난해 9월 출시된 오리온의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맛이었다. 국내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약 1500만 봉을 달성하기도 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입소문을 타며 해외 판매로까지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일시적으로 품귀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형마트에는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이 있었던 흔적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초코츄러스'맛 열풍에 유사 제품이 쏟아졌다. 크라운의 '미니 츄러스 초코맛', 아몬드 브랜드 '머거본'에서는 초코츄러스 아몬드도 출시했다. 이외에도 '초코츄러스 팝콘'도 판매되는 등 이른바 초코츄러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롯데제과의 치토스 초코츄러스맛(왼쪽), 오리온의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오른쪽)/사진=김소현 기자

그 중 '너마저도' 싶었던 건, 롯데제과의 치토스 초코츄러스 맛. 매콤한 시즈닝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치토스가 매콤함을 빼고 달달한 '초코츄러스'를 입었다.

상상도 되지 않는 맛, 치토스의 형태와 식감이 초코츄러스와 어떻게 조화가 이뤄졌을지 기대 반 우려 반.

겸사겸사 '꼬북칩 초코츄러스 맛'도 함께 구매해 비교해봤다.

꼬북칩 봉지를 뜯었을 때, 훅 들어오는 '초콜릿 향'이 매력적이었다. 누가 맡아도 '나는 초콜릿 향을 잔뜩 입고 있고 너에게 당 충전을 해주겠다'라는 아우라를 뽐내고 있었다.

초코츄러스맛 과자. 롯데제과의 '치토스 초코츄러스맛(왼쪽)', 오리온의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오른쪽)'/사진=김소현 기자

그에 반해 치토스는 자세히 맡아봐야 초코츄러스인 줄 안다. 지팡이 형태로 유명한 치토스가 초콜릿 색을 입어 정말 지팡이로 변했다. 절대 포장 속에 그려진 진하고 윤기가 나는 초콜릿 코팅이 아니다. 차라리 그렇게 코팅해서 출시했으면 좋았을 법했다.

'치토스 초코츄러스 맛'은 시나몬 향이 더 강했다. 꼬북칩은 초코츄러스에서 '초콜릿'에 방점을 두고 초콜릿 함량으로 승부를 봤다면 치토스는 추로스에 집중한 듯했다.

꼬북칩은 겉에 붙은 설탕 입자와 함께 극강의 단맛이 연출됐다면 치토스 초코츄러스 맛은 담백한 맛으로 시작해 시나몬 향으로 끝이 났다. 조금 더 단맛이 추가돼 초코츄러스에서 초콜릿이라는 정체성을 찾았으면 좋을 듯싶다.

꼬북칩의 식감도 좋지만, 치토스의 식감도 못지않았다. 치토스 식감을 더 살려 초콜릿 단맛을 더 구현한다면 더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듯싶다.

현재의 '치토스 초코츄러스 맛'은 한 번쯤 경험만 해보기 좋은 제품으로 결론 낼 수 있을 것 같다.

■꺾어 먹는 토핑 요구르트의 춘추 전국시대

플립형 토핑 요거트.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비요뜨, 빙그레 요플레의 '토핑', 남양의 '또떠불', 동원 F&B의 '요거밀', 풀무원 다논의 '요거톡'/사진=김소현 기자

2004년 서울우유 협동조합이 출시한 '비요뜨'. 토핑의 바삭함도 유지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간편한 방식에 소비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15년 넘게 판매되며 올해 상반기에는 누적 판매량 6억 개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비요뜨의 성공에 유제품 업계 여기저기서 유사 제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플립형 토핑 요거트 '춘추전국시대', 승자는 누가 될지 모든 제품을 맛봤다.

플립형 토핑 요거트에서 요거트 맛은 소비자 선택을 크게 좌우하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단맛의 정도의 차만 있었고 선택의 기준이 된 것은 토핑의 양과 맛인 듯했다.
플립형 토핑 요거트 제품. (왼쪽부터) 서울우유의 비요뜨, 남양의 '또떠불', 동원F&B의 '요거밀'/사진=김소현 기자

첫 번째로 맛본 플립형 토핑 요거트의 원조 '비요뜨 초코링'은 토핑 맛이 좋았다. 초코링이충분히 달았고 식감 자체가 초콜릿을 먹는 것과 같았다. 비요뜨의 초코링의 맛에 일부 소비자들은 초코링 토핑만 단독 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후문도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토핑이 10%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 티스푼을 기준으로 한 스푼당 토핑이 3개 이상 올라가면, 마지막 세 스푼은 요구르트만 맛볼 가능성이 커진다. 토핑을 두 개 이하로 올려야지 처음부터 끝까지 토핑과 함께 맛볼 수 있다.

남양의 '또떠불'은 종이 스푼으로 편리함을 강조한 듯했고, 동원 F&B의 '요거밀'은 비요뜨와 유사했지만 특별한 장점을 느낄 수 없었다.
플립형 토핑 요거트 제품. (왼쪽부터) 빙그레 요플레의 '토핑', 풀무원 다논의 '요거톡'/사진=김소현 기자

비요뜨와 대적할 만한 제품으로 보였던 빙그레의 '토핑'은 토핑의 독특함으로 승부 보는 듯했다. 덩어리 초콜릿 등을 토핑으로 해 초콜릿을 통으로 먹는 즐거움과 당을 선보였지만, 토핑의 부족함은 아쉬움을 남긴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풀무원 다논의 '요거톡'은 그야말로 신흥 강자다. 작년 9월에 출시돼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달성했고, 출시 4개월 만에 플립형 토핑 요거트 시장에서 점유율 2위로 껑충 올라섰다.

이 성공의 배경에는 '토핑의 넉넉함'이 있었다. 작지만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토핑이 듬뿍 들어있었고 요거트에 넣어 먹으면 깨작깨작 토핑의 수를 세지 않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넉넉하게 맛을 볼 수 있었다. 토핑이 주는 씹는 즐거움도 있었다. 배부른 소리일까. 다만 아쉬운 점은 토핑이 너무 많다 보니 토핑 부분을 꺾어 요거트에 넣을 때 토핑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진다. 패키징의 변화가 조금 있다면 더 편할 듯싶었다.

단숨에 점유율 2위로 오른 풀무원다논의 소비자 평가도 좋다. 요거트의 단맛이 좀 적은 편이어서 토핑과 어우러짐이 좋고 식사 대용으로도 좋다는 평가다. 박힌 돌, 비요뜨가 경계해야 할 상대가 아닐까 싶다.



김소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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