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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베트남 유통 시장 쑥쑥 크는데 '일보 후퇴' 택한 이마트?

SKㆍ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 베트남 유통 사업 확장세
이마트는 신규 출점 막히며 베트남 사업 지분 매각 추진
최보윤 기자

<이마트 베트남 1호점>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유통 기업인 '빈커머스'에 4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6.3%를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 현지에 14개 점포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의 롯데마트는 15호점 출점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연 25%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유통시장을 잡기 위해 우리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도 후퇴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베트남 시장에서 한 발 물러서기로 했습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는 베트남 법인의 지분 70%를 베트남 자동차 기업인 '타코(THACO)'그룹에 넘기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이마트가 베트남 시장에서 철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이마트 측은 '사업 재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분 매각 후 프랜차이즈형으로 사업 확장을 지속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것이 이마트 설명입니다.

즉 '일보 후퇴'라는 건데,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이마트는 지난 2015년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을 열고 본격적인 베트남 시장 공략을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6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 2호점은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베트남 정부 규제와 인허가 지연으로 2호점 공사가 멈췄고, 추가 신규 출점 계획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겁니다.

애초 현지 기업과 합작사가 아닌 100% 이마트 자회사로 베트남 사업을 시작한 것이 화근입니다. 베트남 정부가 2011년부터 외국 기업의 100% 단독투자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장벽은 허물지 않았습니다.

롯데쇼핑의 경우 베트남 정부가 외국 기업의 유통업 단독 진출을 허용하지 않던 2008년, 어쩔 수 없이 현지 기업과 합작사로 대형마트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제와 보니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됐습니다. 지금은 100% 롯데쇼핑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진출 초기 현지 기업과 합작사로 사업을 펼치며 이마트보다 수월하게 시장에 안착한 측면이 있습니다.

대형마트의 경우 점포 수를 늘릴 수록 협상력이 높아지는 등 효율이 높아지는 구조여서 신규 출점이 중요합니다. 업계에서는 최소 10개 정도의 매장을 확보해야 탄탄한 수익 기반이 다져진다고 분석합니다.

그럼에도 이마트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매출 839억8200만원에 당기순이익 23억 25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무려 12%, 42% 증가한 규모입니다.

베트남 유통 시장 자체가 고속 성장하다보니 이마트도 호실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신규 출점 없이 성장 한계는 분명할 수 밖에 없어 이마트는 결국 '일보 후퇴'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이마트는 규제 없이 무한경쟁할 수 있는 미국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태셉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도 지난 2월 미국으로 떠나 현지 사업을 직접 챙기기도 했습니다. 이마트는 앞서 미국 현지 유통 기업 '굿푸드홀딩스'와 식품점 '뉴시즌스 마켓'을 사들인데 이어 올해 LA 시내에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 1호점을 열 계획입니다.

고속성장 중인 베트남 시장에서의 '일보후퇴'와 무한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일보전진'. 이마트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bong007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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