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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믿을 수 있나...항바이러스 유산균 특허 사례 존재

남양유업 "불가리스, 인플루엔자·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과학적 입증"
개·원숭이 세포에이러스 감염 후 관찰 실험이라 인체 적용될지는 논란
유산균 전문가 "호흡기서 유산균이 바이러스 직접 사멸 혹은 체내 침투 방지"
박동준 기자

남양유업이 13일 불가리스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이와 관련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은 지난 13일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남양유업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소식에 의견이 분분하다. 동물 세포를 가지고 한 실험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냐는 것이 논쟁의 핵심이다.

전문가와 관련업계는 유산균의 항바이러스 효과 그 자체에 대해서는 ‘존재한다’고 뜻을 모았다. 다만 정부 당국은 이번 남양유업 발표에 대해 인체 적용 자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은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발표에서 이목을 끈 것은 불가리스의 항바이러스 연구 결과다.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인플루엔자 A형(H1N1)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의 신장세포,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원숭이 폐세포를 대상으로 각각의 세포에 불가리스를 투입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불가리스를 넣고 2시간 뒤 99.999% 바이러스가 감소했다. 코로나19의 경우는 77.78% 바이러스가 줄었다.

이 같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남양유업은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연사로 나선 전 한국미생물학회장인 이연희 서울여대 교수도 유산균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 몸은 세포수로 계산하면 사람세포 10%와 미생물세포 90%로 이뤄졌다"며 "유산균은 체내 미생물이 있는 곳에 모두 존재한다. 인플루엔자,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올 시 유산균은 호흡기에서 산을 발산해 바이러스를 사멸하거나 바이러스가 세포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해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를 방어한다"고 말했다.

이번 남양유업 발표 이전에도 유산균의 항바이러스, 항균 사례는 존재하며 일부 유산균의 경우 특허로도 출원됐다.

한국야쿠르트(hy) 전 제품에 들어가 있는 ‘HY2782’ 균주는 미세먼지에 대항력으로 특허를 받았다.

한국야쿠르트는 201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협업해 실험용으로 널리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가지고 연구를 했다. 예쁜꼬마선충에 미세먼지를 투여하자 크기가 평균 10% 이상 감소하고 알의 개수도 30% 가량 줄었다. 반면 미세먼지에 노출된 예쁜꼬마선충에 HY2782를 투여하자 크기와 알의 변화가 없었다.

대상 역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를 대상으로 김치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생존률이 최대 80% 가량 높았고 바이러스 증식도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해당 유산균을 특허출원하고 ‘생생유산균포기김치’와 ‘맛김치’ 전 제품에 항바이러스 유산균을 넣어 만들고 있다.

남양유업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오프라인에서 불가리스 판매가 늘어 일부 온라인몰에서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증시에서도 남양유업은 전일 8% 이상 상승 마감하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상한가인 10% 올랐다. 이날도 장 시작 동시에 급등해 장중 한 때 20% 이상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시장의 환호와 달리 질병관리청은 신중한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손상예방관리과는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질병청은 이어 "해당 연구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야쿠르트와 대상의 실험은 실험용 동물에 유산균 투여를 한 것으로 남양유업이 세포를 추출해 감염시키고 그 위에 유산균을 부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한국야쿠르트와 대상 두 회사 모두 특허를 받고 제품에 적용한 것일 뿐 기능성 표기를 하고 있지 않다. 기능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식약처로부터 개별인정형 원료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해당 인증은 임상실험이 필수다.

한 유산균 업체 관계자는 "유산균은 그 자체로 산성이 있어 단백질로 이뤄진 바이러스와 닿게 되면 바이러스가 사멸된다"며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남양유업이 설정한 실험 모델에 불가리스가 아닌 다른 회사의 발효유를 사용해도 효과의 방향성은 같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남양유업은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치료 같은 해석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다만 이번 실험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약 처방을 통한 치료와 예방과는 다르게 수십 년 동안 안정성이 보장된 식품 완제품을 활용한 항바이러스와 면역이라는 접근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박동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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