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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제로웨이스트 성장통"...아모레퍼시픽의 '종이보틀' 논란

이유나 기자

[사진설명] '종이보틀' 논란이 빚었던 이니스프리 세럼 제품.


"100% 종이 용기는 아직 거의 없어요, 실제 화장품을 넣었을 때 새지 않을지 등 고려해야할게 많거든요."

지난 1월 대한화장품협회와 주요 화장품업체가 참여한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취재하며 들었던 이야기다.

점성이 있는 액체 화장품을 종이용기에 담을 경우, 새거나 스며들 수도 있는 부분들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100% 종이 용기를 바로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였다.

플라스틱 사용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화장품 업계도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은 최대한 줄이고, 샴푸나 바디워시 등은 리필해 사용하고,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매장에서 수거해 재활용하는 등의 방식들이다.

그러나 이제 막 시작된만큼 가야할 길은 멀다.


[사진설명] '종이보틀' 논란을 빚었던 이니스프리 제품. 종이 포장지를 갈랐더니 플라스틱 용기가 보인다.

얼마 전엔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의 '종이 보틀' 논란도 벌어졌다.

한 소비자가 SNS에 '페이퍼 보틀'이라고 써있는 이니스프리 세럼을 다 쓰고 궁금해서 갈라봤는데, 플라스틱 병이 나왔다고 글을 올리면서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논란이 된 제품에는 "헬로우, 아이엠 페이퍼보틀(안녕, 나는 종이용기야)"라고 크게 적혀있다.

누가봐도 종이로 보이는 재질에 심지어 "나 종이 용기야"라고 써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종이로'만' 만든 용기라고 생각할만한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어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준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의도와 달리 '과대광고', '소비자 기만' 등의 비판이 꼬리표처럼 이어지자 당혹스러운 모습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용기 포장 박스에 용기 구조와 분리 배출 방법이 기재돼 있고, 플라스틱 함량을 많이 낮추면서 '페이퍼 보틀'이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설명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논란이 된 종이용기는 일반 플라스틱 용기에 비해 플라스틱 함량을 50% 이상 줄인 제품이다. 듣기에는 간단해보이지만, 용기 개발부터 여러가지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은만큼 업계에선 유의미한 시도라는 평가가 많다.

이 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다방면에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샴푸와 바디워시 등을 리필할 수 있는 스테이션을 오픈하는가 하면, 특허기술을 적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70% 줄인 친환경 종이용기도 개발했다.

지난 5일에는 한솔제지와 친환경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화장품에 적용하려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업계의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단기간에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화장품협회 차원에서도 올해 '탈 플라스틱 운동'을 선언하며 2030년까지 장기적인 계획을 짠건, 그만큼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오랜시간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추진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도 "제로웨이스트로 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는 과정일 뿐"이라며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비판을 받는다면 앞으로는 그 시도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도 이제 막 제로웨이스트로 가기 위한 첫 걸음마를 뗐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는 있지만, 소비자 눈높이와 기대치에 맞추기엔 아직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들이 넘어지고 부딪히고 울며 그 과정을 겪어내고 성장하듯, 많이 부족할지라도 화장품 업계의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조금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필요해보인다.


이유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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