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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금요외식회] 점심은 10만원 저녁은 20만원…요즘 대세는 '스시 오마카세'

MZ세대도 즐기는 '스시 오마카세'
김소현 기자

먹고 싶은 많은 것을 10만원에 먹을 수 있는 곳과 요리사가 해주고 싶은 요리를 10만원에 먹는 곳. 소비자는 어떤 식당을 선택할까.

전자는 뷔페의 경우. 호텔 등 유명 뷔페 업장의 경우 한 끼 가격은 10만원을 호가한다. 후자는 오마카세의 경우다. 오마카세도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고급이라고 불리는 곳은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오마카세는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다.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기고 재료마저도 요리사에게 일임한다. 일본의 스시 식당에서 '셰프 추천 메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오마카세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방문하기 전까지 소비자는 어떤 재료가 등장하고 어떤 요리가 나오는 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영되는 형태만 본다면 과연 10만원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내가 뭘 먹을지도 모르고 방문하는데 10만원이나 줘야하다니.

그러기에 더욱 오마카세는 요리사에 대한 손님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요리사가 식대에서 가능한 최상의 재료로 손님에게 최상의 요리를 제공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방문하는 곳이 오마카세다.

그래서 오마카세는 브랜드와 간판보다 셰프의 이력과 몸 담았던 업장에 따라 방문한다. 셰프의 이름이 오마카세의 브랜드이고 마케팅이 되는 것이다.

■돈이 몰린다…'스시 오마카세'로

최근 국내에 스시 오마카세 붐이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고급 식사에 소비를 하고 있다. 이중 특히 사람이 몰린 것 바로 스시 오마카세다.

다양한 해산물을 간을 한 밥 위에 올리는 스시. 날 것의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불호가 크지 않은 음식이다. 여기에 파인다이닝 처럼 복잡한 예절도 없고 분위기에 압박감도 없다. 하지만 지불한 가격만큼의 대우는 받을 수 있어 스시 오마카세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스시 오마카세를 운영하고 있는 한 셰프는 "최근 오마카세를 즐기는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기존에는 40~50대 등 중장년층 고객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20~30대, 심지어 10대까지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셰프는 "과거에는 단골 위주로 운영을 했지만 요즘들어 새롭게 방문하는 고객이 더 많아졌다"며 "단골 손님이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요리사에게 모두 일임하는 것이 요즘 세대의 소비 특성과도 맞다. 기성품처럼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서만 음식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취향에 따라 음식을 조금씩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의 양 부터 일부 메뉴를 빼고 더하는 등 나에게 맞춤형으로 코스를 재단할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대형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소규모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스시 오마카세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스시 오마카세 업장의 스시/사진=김소현 기자


이렇게 수요가 계속 늘어나다보니 신생 스시 오마카세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스시 오마카세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오마카세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명 스시 오마카세는 이미 몇 달치 예약이 꽉 차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급기야 수강신청처럼 빠르게 예약해야 한다는 뜻으로 '스강신청'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다.

국내에서 스시 오마카세 최고로 불리는 신라호텔의 아리아께는 예약을 받는 날이면 몇시간 동안 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다.

점심 한 끼에 20만원, 디너는 38만원인 강남구의 '코지마'도 최근 예약 곤란점이 됐다. 비싼 가격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았던 곳이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몰려 예약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고급 스시 오마카세 입문으로 좋은 '스시 코우지'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스시코우지/사진=김소현 기자

스시 오마카세는 한 끼 가격에 따라 고급 여부가 구분된다. 최근 그 가격대의 경계선이 흐려졌지만 대부분 점심을 기준으로 5만원까지를 '엔트리급', 7~8만원대를 '미들급', 그 이상을 '하이엔드급'으로 분류한다.

'스시 코우지'는 점심 12만원, 저녁 23만원으로 '하이엔드급' 스시 오마카세에 속한다.

스시코우지의 헤드셰프인 '나카무라 코우지'는 일본 미쉐린 3스타 출신으로 국내에 6개의 스시 오마카세 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우지 셰프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초밥을 만드는 방법, 스시 오마카세 업장 소개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청담동에 위치한 스시코우지는 열개 남짓의 바 테이블에 소규모 룸을 두 개 운영하고 있다. 오마카세를 즐기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바 테이블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바 테이블을 이용하면 원하는 것을 셰프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고, 셰프와 소통하며 스시가 바로바로 제공되는 것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마카세에서는 양식에서 에피타이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차완무시(계란찜)'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스시 코우지의 다양한 요리/사진=김소현 기자

그 뒤로는 점심과 저녁에 따라 다르지만 점심에는 대부분 셰프의 개성대로 다양한 요리가 나오기도, 바로 스시가 나오기도 한다.

다양한 요리를 일본어로 '츠마미'라고 한다. 이는 손으로 집어 먹는 간단한 요리라는 뜻으로 에피타이저의 역할 혹은 식사 중간 제공돼 술 안주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열 개가 넘는 음식이 제공되고 '장어'가 등장하면 코스의 막바지라고 볼 수 있다. 장어의 맛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 마지막에 제공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셰프의 개성을 담은 식사 메뉴와 디저트까지 해결하면 오마카세 한 코스를 완주한 것이다.

■한국은 오마카세 성지

국내에서 스시를 조금 즐긴다고 하는 사람들은 '국내 스시가 저평가돼 있다'고 말한다. 매년 미식 가이드를 발간해 맛집 척도로 자리 잡은 '미쉐린 가이드'에서 스타를 받은 스시 오마카세는 국내에 단 한 곳.

하지만 국내 스시러(스시를 먹으러 다니는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들 사이에서는 매년 국내 스시 오마카세의 퀄리티가 향상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일식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평가가 박한 것이 아닌가'라는 게 그들의 말이다.

국내에서 오마카세는 이제 '스시'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한우, 한식, 최근에는 디저트와 커피로까지 그 반경을 넓혔다.

과거에는 기념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다면 주로 뷔페로 갔던. 비슷한 돈으로 짧게는 한 시간에서 길게는 서너 시간 동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오마카세를 한 번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김소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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