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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토스뱅크 앞날 '대손 관리'에 달렸다

허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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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곧 열립니다. 세번 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가 오는 9월 출범할 예정인데요.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진짜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반응인데, 어떤 전략을 내세웠는지 허윤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토스뱅크가 내세운 핵심 경쟁력은 무엇이었나요?

기자) 최대 강점은 가입자수 2000만명에 달하는 토스 앱(APP)입니다. 카카오뱅크가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큰 것과 비슷합니다. 어떻게 보면 카카오뱅크의 진짜 경쟁자가 나타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따로 은행앱을 안 만들고 기존 토스앱을 활용하는 ‘원(One)앱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기존 송금 서비스,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보험 판매) 등의 고객을 그대로 은행으로 끌어들이는 게 목표입니다.

토스뱅크는 이를 ‘슈퍼 앱’ 전략이라고 표현했는데, 고객이 금융관련 서비스가 필요할 때 토스앱에 접속하기만 하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현재 토스앱의 가입월평균이용자(MAU)는 1100만명으로 13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적습니다.



하지만 기존 은행을 위협하기엔 충분한 규모인데요. 토스앱 이용자는 시중은행권 내 가장 넓은 고객기반을 보유한 KB금융의 디지털 MAU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특히 같은 '원 앱' 전략을 내세웠던 토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출범 3개월 만에 300만 계좌를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스뱅크 역시 충분히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2) 인터넷은행 삼국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건데,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점하는게 승자가 될 확률이 높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은 원래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사이의 중저신용자(신용점수 하위 50% 이하)를 품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시중은행의 낮은 금리와 저축은행의 높은 금리 사이에 있는 ‘금리 절벽’을 막기 위한 취지입니다.

하지만 그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는 중금리대출에 소홀했던 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에 중금리대출을 더 늘리라고 엄포를 놨죠.

이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각각 중금리대출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토스뱅크가 가장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8%까지 늘리고, 내년에는 25%, 2023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고요.

케이뱅크는 내년 25%, 2023년말까지 32%까지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부터 중·저신용자 비중을 34.9%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상당히 공격적이죠. 이후 내년에는 비중을 42%까지 늘리고 2023년말에는 44%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토스뱅크는 주요 타겟을 중저신용자로 설정했습니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대출을 신청한 사람 중 중·저신용자 비중은 80%가 넘는다고 하는데, 토스뱅크는 이들을 은행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입니다.

영업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중저신용자 전용 개인신용대출과 보증부대출(사잇돌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앵커3) 반면 카카오뱅크와 같은 ‘폭풍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토스뱅크 자체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둘러싼 환경이 카카오뱅크 출범 때보다 불리하기 때문이죠?

기자)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 해였던 2017년 총자산이 약 5조 8000억원이었습니다. 현재는 28조원을 넘어섰는데요, 3년이 살짝 넘는 기간 동안 자산이 무려 5배 가까이 확대된 겁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비상금대출,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뺀 모든 대출상품이 흥행한 결과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 열풍이 분 것도 폭풍성장이 가능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토스뱅크가 마주할 영업환경은 카카오뱅크처럼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당장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그 중에서도 신용대출 규제가 상당히 세지고 있습니다.

다음달부터 개인의 소득대비 대출상환능력을 더 꼼꼼히 살피기 위한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됩니다.

카카오뱅크의 무기였던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을 토스뱅크는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가 없는 거죠.

앵커4) 핵심 공략 대상으로 내세운 중금리대출은 리스크가 큰데다 경쟁까지 더 심해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토스뱅크는 중금리대출 시장을 핵심 타겟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대손비용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익성, 성장성에 부담을 안고 영업을 시작해야 하는 건데요.

중금리대출은 잘만 공략하면 ‘하이 리스크(risk), 하이 리턴(return)’이 될 수 있는 시장이지만, 자칫하면 대손비용이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확 꺾일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을 의미하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을 보면 인터넷은행은 162.4%인 반면 저축은행권은 109.9%에 불과합니다.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낮은 건 같은 대출금액이더라도 중저신용자 비중이 많아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대출이 그만큼 많기 때문인데요.

즉 중금리대출 시장은 대손비용 관리가 상당히 어려운 시장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여기에 토스뱅크만 중금리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한거면 큰 어려움이 없을텐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인 점도 부담입니다.

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기존 고신용고객들을 확보한 채로 중저신용자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과 달리 토스뱅크는 시작부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펼쳐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같은 규모의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더라도 토스뱅크의 대손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즉 토스뱅크가 기존 인터넷은행, 여기에 시중은행을 넘어서기 위해선 차별적인 대손관리 역량을 보여줘야 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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