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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금융+] "DLF·라임·옵티머스 중징계 문제있다" 은행의 반격

은행법학회, '국내 금융회사 내부통제제도 개선방향 세미나' 개최
'내부통제 미준수→금융사 제재 잘못' 금감원 중징계 논리 정면 반박
은행연합회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 마련해 건의할 것"…반기 예고
허윤영 기자


펀드 판매사 관계자들이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징계수위 논의를 위한 제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의 연이은 중징계에 속앓이를 하던 은행계가 반격 태세를 준비 중입니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책임을 판매사의 허술한 내부통제 체계로 돌리고 최고경영자(CEO)에 중징계를 줬는데,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따져보고 개선방안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은행법학회는 18일 '국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제도 개선방향'을 주제로 한 특별정책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아직 사모펀드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최되는 세미나라 금융권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세미나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참석했습니다.

세미나의 핵심은 '금융사가 내부통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제재하는 건 잘못됐다'입니다. 금감원이 내린 중징계의 주요 논거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라 파장이 클 걸로 보입니다.



안수현 은행법학회장이 '국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제도 개선방향 특별정책세미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행법학회 유튜브 중계 화면


임정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사가 내부통제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건 자율규제 성격으로 봐야 한다"며 "감독당국의 역할은 이를 모니터링하고 개선안을 권고하는 등 내부통제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내부통제 위반을 이유로 제재를 하기 위해선 명확한 법적 근거 및 제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행 법 체계 하에선 중징계를 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김시목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아예 금감원의 제재는 잘못됐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는 "현재 지배구조법은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융사를 제재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배구조법 개정안도 비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개정안은 내부통제 미준수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데, 법이 통과되면 규정을 성실하게 마련한 회사는 더 많이 제재를 받게 되고 반대로 허술하게 규정한 회사는 제재를 받지 않는 등 문제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패널들이 내세운 주장은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는 금감원의 중징계에 반발해 금융사들이 내세웠던 반박 논리를 공론화 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증권업계도 지난 4월 자본시장연구원을 중심으로 비슷한 내용의 토론회를 열었는데, 은행권까지 공론화에 가세한 겁니다.

금융권이 공개적으로 금감원 징계를 반박하고 나서는 건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 옵티머스 등 아직 사모펀드 사태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의 제재 논리가 잘못됐다는 여론을 형성해 징계 수위를 낮춰보겠다는 의도도 있을 겁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 사진=뉴스1


특히 세미나에 참석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올 하반기 중에 타 금융업권과 공동으로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건의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겠다고 예고한 셈입니다.

사모펀드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내부통제 미비로 인한 판매사 제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어느 한쪽이 100% 옳다라고 칼로 무 자르듯 결론 낼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판매사든 운용사든 과도한 책임을 무는 선례가 남으면 펀드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초래하고 결국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귀책사유를 가려보려는 시도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시장 회복의 발판이 마련될 지 아니면 더 위축될 지, 앞으로 사모펀드 시장의 앞날이 결정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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