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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지나친 개입?…'공모가 부풀리기'부터 경계해야

[MTN 현장+] 증권사 '기업가치 고평가' 앞장
글로벌 업체, 비교 기업으로 무리하게 선정
금감원 "공모가 산출 근거 명확히" 지적
조형근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이 공모가 산출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최근 IPO(기업공개)를 진행 중인 기업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연이어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모가는 상장 주관 증권사의 평가에 따라 희망 공모가액을 산출한 뒤 기관 수요 예측을 거쳐 정해집니다. 이후 정해진 공모가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을 진행하고, 증시에 입성해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가격 변동이 이뤄집니다.

쉽게 말해, 기업의 주식 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집니다. 희망 공모가액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아 공모가가 낮아지거나, 향후 증시에 입성했을 때 투자자들이 외면해 주가가 하락하는 구조인 거죠.

하지만 최근 금감원이 희망 공모가액 등을 담은 '증권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희망 공모가액이 과도하게 높다는 이유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기도 전에 당국에서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금융당국이 주식 가격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은 없기에, 현재 금감원도 직접적으로 공모가격을 지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희망 공모가액 산출 근거를 명확히 하라"고 정정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희망 공모가액 산출 과정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건 '비교 기업의 적정성' 부분입니다. 실적 차이가 크거나 사업 구조가 다른 글로벌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선정해 몸값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에 금감원은 '비교 기업의 명확성' 등을 문제 삼아 투자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를 기업 가치 산출을 위한 비교 기업에 포함했다가 '고평가' 논란이 일자 이들을 제외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페이팔, 스퀘어, 파그세구로 등 세계적인 결제 서비스 업체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는데, 기업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기업을 선정해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습니다.

기업 가치를 무리하게 높게 측정하는 이유로는 상장 주관사 문제와 시장 상황 등이 꼽힙니다. 시장이 혼란을 겪자 당국이 최소한의 개입을 하고 있다는 판단인데요.

우선 금융당국의 '과도한 개입' 보다 업계의 '과도한 몸값 부풀리기'를 문제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을 경우 IB(투자은행) 실적을 쌓을 수 있어, 높은 공모가를 약속해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공모주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띄자, 기업이 이 때를 노려 높은 기업가치를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상장 주관사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높을수록 이익을 보기 때문에 높은 공모가로 상장을 서두르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불패 신화가 이어지면서 수요예측과 공모 청약 과정에서 종목 상관 없이 한 주라도 더 받으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가격 발견이 이뤄지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상장 첫날 차익 실현 목적으로 매물이 대거 쏟아지고 이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때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가 받는다"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는 현 상황을 시장에만 맡긴다고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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