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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의 테크&스톡] 스마트카의 구글, 애플 꿈꾸는 스마트카 SW플랫폼주

급성장하는 커넥티드카 시장…빠르게 시장 선점한 애플과 구글
추격 나선 SW 업체들…'스마트카SW' 춘추전국시대
조은아 기자

세상을 바꾸는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K-테크'가 있습니다. '테크&스톡'에선 전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신기술을 톺아보고 미래 성장성을 조망합니다. 한순간 뜨고 지는 '테마주'가 아닌, 미래를 기대하고 투자해볼만한 '가치주' 관점에서 기술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길을 찾거나 음악을 듣기 위해 스마트폰과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연동하는 풍경은 이제 더이상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는 지도, 음악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올라탔고,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결되면서 '커넥티드카'로 불리다가 이제는 스스로 주행하고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스마트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자동차는 차 안에서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을 즐길 수 있는 생활공간이 될 전망이죠.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후 열린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두 진영으로 갈렸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막 시동을 건 스마트카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 테크&스톡에선 스마트카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SW) 시장과 관련주를 살펴보겠습니다.

■ 급성장하는 커넥티드카 시장…빠르게 시장 선점한 애플과 구글

글로벌 리서치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커넥티드카 서비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426억 달러(약 51조1,700억원)이었지만 연평균 22.3% 성장하면서 오는 2023년 953억 달러(약114조 4900억원)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현재 차량용 SW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단연 애플과 구글입니다. 애플과 구글은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진 입지 그대로 스마트카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쓰던 지도나 음악 앱을 그대로 차량 내 디스플레이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현대차·기아, BMW, 벤츠 등 국내외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에 탑재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애플, 구글과 손잡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또다른 '옵션'을 찾고 있습니다.

사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자체 플랫폼에 대한 니즈는 오래된 일입니다. 2013년 당시 GM, 포드 등은 자체 앱스토어를 구축하기 위해 외부 SW 개발자를 대상으로 스마트카 앱 제작 프로그램을 개방하기도 했지만, 큰 반향은 없었습니다.

앱은 기종마다 최적화가 필요한데 많이 팔려야 수천만대가 팔려나가는 스마트폰에 비해 자동차는 잘 팔려야 수십만대 팔리다보니 앱개발사 입장에선 '가성비'가 떨어진 탓입니다. 게다가 '버그'가 발생하더라도 스마트폰은 업데이트를 하면 되지만 자동차는 자칫하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만큼 개발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 애플과 손을 잡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지만 이 협력은 또다른 문제를 안겨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대부분 차량에 운전자에게 이미 친숙한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가 탑재돼있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앱이 적은데다 연동이 불안정해 미러링이 제대로 안될 때가 많아 이용자 불만이 많았다"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운전자들이 차 안에서 어떤 서비스를 가장 많이 쓰는지, 미래차에선 어떤걸 필요로 하는지 등의 데이터를 쌓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결국 자체 플랫폼은 완성차업체들이 해결해야할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추격 나선 SW 업체들…'스마트카SW' 춘추전국시대

애플과 구글이 빠르게 스마트카 플랫폼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대안'을 찾기 위해 나서면서 다양한 SW업체들이 추격에 나섰습니다.

해외에선 차량용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일본의 액세스(Access), 앱 프레임워크와 개발 툴킷을 개발하는 핀란드의 Qt, 미국 인릭스(Inrix) 등이 있고, 앱 스토어 개발사로는 미국 제보(Xevo)와 에어비퀴티(Airbiquity)등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 디지털콕핏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먼저,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2018년 디지털 콕핏을 선보이며 전기장비(전장) 사업 보폭을 넓혀왔습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 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장치.

삼성전자는 올해 초 '하만 익스플로어 2021' 행사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리눅스 OS를 동시에 실행하는 하드웨어 플랫폼과 가상화 솔루션을 통해 여러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차량에서 콘서트를 즐기거나 게임을 하고, 업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만을 통해 차량용 앱 개발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하만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개발자용 플랫폼을 공개했습니다. '하만 이그나이트 스토어 개발자 포털'이 그것으로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다양한 차량용 앱을 만들도록 한 것입니다. 이용자는 바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차량에 적용하면 됩니다. 출시되는 차량마다 앱을 최적화하는 개발부담이 줄어드는만큼 다양한 차량용 앱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에서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를 살펴보고 있는 구광모 LG회장 (사진=LG)

LG전자는 2019년 퀄컴과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웹OS오토' 개발에 나섰습니다. 리눅스 기반의 플랫폼인데 핀란드 SW업체 Qt와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Qt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빠르고 손쉽게 만드는 SW 도구 'Qt'를 개발하는 업체로 양사는 웹OS 개발에 최신버전의 Qt를 지원받고, 웹OS 생태계 확대에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올해에는 스위스 룩소프트와 조인트벤처 '알루토'도 설립했습니다. 초기 자본금 40억원으로 이 중 LG전자는 21억원을 투입해 지분 51%를 확보했습니다. 룩소프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입니다. 알루토는 웹OS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콕핏,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승용차 호출 시스템 등을 생산·판매할 예정입니다.

SK텔레콤의 티맵이 적용된 르노삼성차(위) 네이버 어웨이 (사진=각사)


SK텔레콤은 볼보와 통합 IVI을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2022년식 일부 차종에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SK텔레콤은 향후 국내에 판매되는 모든 볼보 신차에 통합IVI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할 예정입니다.

SK텔레콤의 통합IVI는 T맵 오토와 AI플랫폼 누구, 음악플랫폼 플로 등 SK텔레콤의 여러 서비스를 기본 탑재 형태로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통합IVI로 제공되는 앱은 무선망을 통해 업데이트 되며, 향후 5G를 적용해 초고화질의 대용량 미디어 서비스도 실시간 제공한다는 구상입니다.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지도 앱을 개발 중인 네이버는 SK텔레콤보다 한발 앞서 IVI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2017년 네이버지도를 기반으로 음성인식 길안내를 하고 네이버뮤직과 오디오클립 등의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 형태로 선보인 '어웨이'가 그것입니다. 이후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 차량에 장착해 실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방향을 틀어 HW보다 SW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 '웨일'을 IVI에 적용해 범용성을 높이겠다는 구상. 웹브라우저는 차량마다 최적화가 필요한 앱과 달리 OS 제약없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네이버는 '웨일'을 바탕으로 웹 오토모티브(Web Automotive) API와 자동차 환경에 최적화된 웹 기술 표준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서비스들이 IVI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스마트카 SW 플랫폼을 공급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도 있습니다. 오비고는 웹브라우저인 AGB브라우저, 앱 프레임워크, 개발 툴킷, 앱스토어 등을 개발해 국내외 메이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오비고는 그동안 확보한 다수의 글로벌 고객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내외 콘텐츠 제공사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다양한 스마트카 모빌리티 서비스를 차량에 탑재해나가고 있습니다.

IPO 간담회서 발표 중인 황도연 오비고 대표 (사진=오비고)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스마트카 SW 플랫폼 시장. 자동차는 기존의 스마트 기기들과 달리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힙니다.

황도연 오비고 대표는 "기술 상용화에 5년, 완성차 업체의 검토 과정에 3년이 걸렸고, 계약을 맺은 후 필드테스트와 같은 품질을 검증하는 과정에 또 2년이 걸렸다"며 "새로운 업체가 진입하려면 다시 그 과정을 거쳐야하는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진입장벽이 높은만큼 초기에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을 주목해볼만 합니다. 다만, 스마트카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인만큼 스마트카 관련 SW기업들의 성장성이 기업 주가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해야합니다.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오비고의 경우 공모가는 1만4,300원으로 상장 후 이틀동안 강세를 보이다 주춤하는 모습. 한때 2만4,450원까지 올랐지만 20일 1만7,500원에 마감했습니다. 게다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의 경우 관련 사업들이 실적에 반영되는 비중이 극도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스마트카는 이제 시동을 걸고 있는 시장인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합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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