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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내부 갈등에 더 상처"…흔들리는 마사회

김우남 회장 폭언 사태 이후 내부 갈등 격화
"붕괴 위기 말산업 위해 마사회 제 역할 필요해"
유찬 기자

7월 1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말산업 종사자들이 온라인 마권 발매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4월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의 폭언이 알려진 뒤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마사회는 내홍에 시달려왔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로 인한 경영 절벽 사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인 온라인 마권 발매 현실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신임 김 회장이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한 채 마사회는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취임 후 4개월도 넘어가는 시점인 지난주가 돼서야 김 회장의 주재로 임직원들과 함께 하는 첫 공식 회의가 열렸을 정도로 폭언 사태 이후 마사회 경영에 큰 공백이 생긴 셈입니다.

물론 이같은 상황의 일차적인 책임은 직원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비속어를 사용한 김우남 회장에게 있습니다.

김우남 회장은 지난 3월초 취임 이후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다 이를 거부한 직원들에게 폭언·욕설을 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한 달여 감사를 거쳐 정부에 김 회장 해임을 건의하기로 최종 결정했고, 김 회장은 이의를 제기하면서 경영 공백 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마사회 내부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오너리스크 이면에 그동안 쌓여왔던 내부 갈등이 표출됐다는 해석도 적지 않습니다.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기득권 파벌을 형성한 직원들이 나쁜 선례인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이른바 '회장 길들이기'에 나서려다 큰 파문까지 이어졌다는 관측입니다.

김 회장의 폭언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건 4월 13일. 실제 폭언 녹취가 행해진 3월 6일보다 한달 여 가량 늦은 시점입니다. 언론 보도에 앞서 4월 9일 회장 직속 부서 4개 보직에 관한 인사 발령이 있었고, 인사에 반대한 한 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4월 11일 마사회 일반직노조(1노조)가 김 회장의 막말을 폭로했고, 뒤이어 언론 보도가 이어지며 지금까지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같이 혼탁한 상황에 더해 경마 파행으로 인해 말 산업은 붕괴 직전 위기에 몰렸습니다.

지난해 경마 매출액은 1조 890억 원으로 2019년 7조 3,572억 원과 비교해 85.2% 감소했고, 이에 따라 매년 1조 5,000억 원 가까이 납부하던 국세와 지방세는 2,500억 원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수익금의 70%, 매년 1,500억 원 가량 출연했던 축산발전기금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며 한푼도 내지 못한 실정입니다.

이에 축산관련단체협의회와 말산업 관련 단체들이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까지 조직해서 말산업을 살리기 위해 분투중이지만 이처럼 마사회 내 기득권 다툼과 회장 거취 문제로 말산업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회장퇴진운동을 주도하는 마사회 1노조에서 탈퇴했다는 한 노조원은 "가장 어려운 시기, 상생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과 같은 갈등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이들도 예전에는 다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기득권을 누렸던 사람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말산업 업계와 마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온라인 마권 발매 등을 포함해 말산업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것입니다. 2만여 명 말산업 종사자들의 생계를 안정시킬 수 있는 단합된 마사회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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