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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샅바싸움에 7개월째 멈춘 인천공항 '택스리펀드'…코로나로 외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T2) '택스리펀드' 7개월째 정상 가동 못해
사업자 간 '수수료율' 협상 불발 탓…인천국제공항도 중재에 난색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이용객 급감했으나 외국인 출국객 불편 ↑
최보윤 기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의 모습/사진=뉴시스 자료>

아득하지만 해외 여행 갔을 때 기억을 더듬어 보자. 해외 여행 가서 쇼핑 할 때면 확인하는 것이 있다.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

나라별로 일정금액 이상 한 곳에서 쇼핑을 하면 출국 때 부가가치세나 개별소비세 등 세금을 환급해 주는 서비스가 잘 구축돼 있다.

대형 백화점이나 아웃렛 뿐만 아니라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되는 경우가 있다. 쇼핑한 뒤 영수증과 필요 서류를 받아뒀다가 출국 때 공항에서 절차에 따라 '택스리펀드(tax refundㆍ내국세환급)' 를 신청하면 된다.

해당 국가에서 사용하지 않고 물품을 반출하기 때문에 내국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로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환급금을 사실상 외국인 할인 혜택으로 여겨 때로는 이 때문에 해외 여행지에서 과소비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세계적 명성을 지닌 인천국제공항에서 이 같은 '택스리펀드' 업무가 7개월째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 업체들 간의 협상 차질 탓인데, 관리ㆍ감독의 책임이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뒷짐을 지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택스리펀드' 7개월째 비정상 가동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T2)의 내국세 환급 담당 사업자인 나이스정보통신은 환급사업자들과의 업무 대행 계약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T2의 내국세 환급 담당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올해부터 국내 환급 서비스 업체들의 공항 환급 업무를 나이스정보통신이 대행하게 된건데, 아직까지 업체들과의 계약을 매듭짓지 못한 상태다.

나이스정보통신에 따르면 현재 10여개 내국세 환급 서비스 업체 가운데 한국정보통신, 글로벌블루, 큐브리펀드, 글로벌인사이트 등 4군데와 업무 대행 계약을 완료했고, 나머지와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문제는 관련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글로벌텍스프리'와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있다.

글로벌텍스프리는 현재 '택스리펀드'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업계 1위 사업자다. 국내 최다 면세 가맹점과 환급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즉, 이들과 연계된 면세 가맹점에서 쇼핑한 외국인 중 인천국제공항 T2를 통해 출국하는 관광객들은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세관 측의 배려로 글로벌텍스프리 연계 가맹점 이용객은 수기로 환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직접 세관을 통해 영수 확인을 받아 제출하면 글로벌텍스프리로 부터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이용객이 현저히 줄어든 점도 불행 중 다행이다. 특히 T2의 경우 대부분 대한항공 여객이 많아 외국인 비중이 크지 않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따르면 최근 일 평균 출국객은 6000여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1/3 정도가 T2를 이용하고 있고, 이 중 외국인은 10~15% 정도에 그친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평균 200~300명의 외국인이 인천국제공항 T2를 통해 출국하고 있는 셈이다.

◆주판알 튕기는 기업들…인천공항도 중재 '난색'
몇 명이 됐든 간에 서비스 불편이 있다면 하루 빨리 해결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인 나이스정보통신과 글로벌텍스프리는 7개월째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중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문제 해결의 키(key)는 '대행 수수료율'에 달렸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계약에 따라 나머지 환급 업체들로 부터 최대 20%까지 서비스 대행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계약을 완료한 4개 업체가 최대 수수료율에 응했으나 글로벌텍스프리가 반기를 들고 있는 것. 글로벌텍스프리 측은 시장점유율 1위사인 만큼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텍스프리 측은 최근 원화 환급에 대해서만 최대 수수료율 20%를 적용해 서비스를 개시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선 절반을 양보할테니 일부라도 서비스를 정상화 시킨 뒤 나머지 외화 환급 수수료율을 맞춰나가 보자는 복안이다. 7개월째 답보 상태에 놓인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글로벌텍스프리 측은 이를 근거로 "나이스정보통신 측이 원화 환급 최대 수수료율 제안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공항공사 측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당한 사유없이 지급대행계약 수락을 미루는 것은 내국세 환급 운영사업자로서 공항과의 계약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이기도 해서다.

하지만 공사 측은 "자율 협상이 원칙"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으며 한 발 물러서 있다. 개별 민간 기업 간의 협상에 개입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이 적다고 하지만, 환급 신청을 찾아 발을 동동 구를 외국인들의 불편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후진국적인 시스템으로 한국 관광을 유도하고, '글로벌 허브 공항'의 타이틀을 지킬 수 있을지 저마다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bong007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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