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대면 해지, 편리하지만 피해 우려도..."보완 장치 필요"
유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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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앞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점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전화나 모바일로 쉽게 가능해집니다. 취약계층과 코로나 상황 속 소비자 편의를 위한 '보험 비대면 해지' 관련 법안이 통과돼 내년 시행될 예정인데요. 간편함은 좋지만, 다른 금융상품보다 조건이 복잡한 보험이라는 점에서 비대면 해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유지승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전화 또는 모바일만으로 보험계약 해지를 허용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보험사나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 한 통이나 모바일로 쉽게 보험 해지가 가능해집니다.
이 법안 발의 배경은 '고령자나 장애인 등 이동이 어려운 사회취약계층과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겁니다.
개정안에는 '안전성 및 신뢰성이 확보되는 방법을 이용해 보험계약자가 본인임을 확인받은 경우에 한정하다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뢰할 수 있는 비대면 해지 수단은 각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비대면 활성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대면 보험해지에 대한 추가적인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배홍 / 금융소비자연맹 국장 : 보험 본질의 상품에 의미를 둬야지, 단순히 기능적인 편리함만 추구하다가는 보험 원래의 기능이 퇴색될 수 있습니다. 보험의 기능, 보험의 보장에 맞게끔 가입한 분들이 충분한 고려와 충분한 검토를 통해서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서 시행돼야...]
금융위는 타인이 임의로 계약을 해지하는 문제는 모바일 본인인증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대안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금융지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노인복지회관 담당자 : 대체적인 어르신들은 2G폰 쓰시는 분들도 제법 되고요. 스마트폰을 쓰셔도 전화 받고 걸고, 문자, 카톡보고 사진찍는 정도 밖에는 안돼요. 스마트뱅킹 하시는 분들 많지 않고, 하신다고 해서 그걸로 보험까지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보다 약관과 조건이 복잡한 만큼, 해지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최미수 /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 (비대면) 해지시 해약공제나 다시 보험에 가입할 때 어려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취약한 면이 있습니다. 전화, 모바일 등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한정했듯이 비대면 계약 해지도 상품을 한정해 간단하고 단기상품을 적용해야]
금융위는 내년 법 시행 이후 비대면 해지에 따른 해약환급금 감소 등 필수 설명사항을 점검한다는 방침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유지승입니다.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