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 현장+]韓 시멘트는 쓰레기 시멘트? 오해와 진실은

-일부 환경단체 "중국산은 폐기물 안써 6가 크롬 없고 한국산보다 안전" 주장
-전문가들 "세계 모든 시멘트에서 주원료 특성상 6가 크롬 검출, 기준치 이하 관리가 중요"
신아름 기자


쌍용양회 동해공장 전경/사진제공=쌍용양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들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표 '굴뚝산업'인 시멘트 기업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으로 낙인 찍혀 감축 목표치를 강제 배정 받더니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대안으로 내놓은 폐기물 재활용을 놓고서는 '쓰레기 시멘트'라며 난타전이다.

시멘트를 둘러 싸고 최근 일부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쓰레기 시멘트' 논란 얘기다. 쓰레기 시멘트는 시멘트를 만들 때 각종 폐기물들을 연료뿐 아니라 원료로 사용해 발암물질인 6가 크롬이 대거 검출되도록 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쓰레기라는 게 이들의 강변이다. 중국에서 시멘트를 만들 때는 폐기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산 시멘트가 국산보다 품질이 월등하다는 부연 설명도 함께다.

이같은 주장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시멘트에서는 구조적으로 6가 크롬이 검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시멘트의 주 원료인 석회석, 규석 등 천연 원료는 모두 3가 크롬을 함유하고 있는데 초고온으로 가열되는 소성 과정을 거치면 이것이 자연스레 6가 크롬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모든 국가에서 만드는 시멘트에는 6가 크롬이 존재한다. 중국산 시멘트도 마찬가지다. 중국산 시멘트에 '폐기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6가 크롬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그래서 전제부터 틀린 말이다.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폐기물을 사용하는 것 역시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100년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시멘트 회사들은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자원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설비를 갖추고 폐기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멘트 공정상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하거나 원료 중 하나인 플라이애시를 대신하며 폐기물은 순환자원으로 재탄생한다. 물론 해당 결과물에 대한 유해성 검사가 철저하게 이뤄진다는 전제는 필수 조건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해물질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여부다. 어차피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기준치를 정해놓고 이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6가 크롬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앞선 환경단체의 주장과 달리 ㎏당 200㎎이라는 방출량 기준이 마련된 지난 2009년 이후 이뤄진 검사에서 국산 시멘트에서 검출된 6가 크롬이 기준치를 초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검사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매달 시중에서 판매되는 시멘트를 무작위로 구입해 실시하는 것이므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필요는 없다.

시멘트 수난의 역사는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환경 유해성 논란이 최근 들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데엔 물론 ESG경영이 단초를 제공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해당 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과거의 학습효과 탓일까. 시멘트하면 유해성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잘못된 주장과 선동, 그로 인한 세간의 오해는 사실에 근거해 풀면 된다. 하지만 이같은 매커니즘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고 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한다는 점은 시멘트 업계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한번 추락한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그것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든 아니든 말이다.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논란의 진짜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또 해결책은 어떻게 찾아야할지 시멘트 업계 차원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