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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공매도 시장서 '주연'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팔고 나니 올랐다"

개인투자자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 주가 상승
기업 정보 비대칭·자금력 한계로 수익 내기 어려운 구조
김혜수 기자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지난 5월 3일 이후 개인공매도 역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기법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실제 지난 넉달간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성적표를 보면 아직 갈길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 이후 9월17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11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코스피 79억원, 코스닥 31억원입니다. 지난해 일평균 규모 78억원과 비교해보면 41% 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성적표를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먼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541억원) △HMM(391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1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67억원) △SK이노베이션(251억원) △SK케미칼(178억원) △NAVER(173억원) △삼성엔지니어링(153억원) △LG화학(149억원) △삼성SDI(129억원)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공매도 상위 종목이 △카카오 △삼성전자 △HMM △SK하이닉스 △LG화학 △두산중공업 △LG디스플레이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엔씨소프트인데요. 이 가운데 5개 종목이 겹칩니다.




그런데 개인들이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를 살펴봤더니, 10개 종목 중 △카카오(+5.3%) △SK바이오사이언스(+79.3%) △삼성바이오로직스(+16.0%) △SK케미칼(+8.1%) △NAVER(+12.1%) △삼성엔지니어링(+56.8%) △삼성SDI(+10.9%) 7개 종목의 주가가 모두 올랐습니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HMM(-1.7%), SK이노베이션(-11.3%), LG화학(-24.8%) 3개 종목에 그쳤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되사 그 차익만큼 수익을 내는 투자기법을 뜻합니다. 즉, 주가가 내려야 수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들이 공매도한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의 주가가 모두 오르면서, 개인들은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내기보단 더 많은 손실을 본 것입니다. 10개 종목 중 3개 종목만 수익을 본 것이니, 성적표는 '30점'이라고도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반면 전체 공매도 상위 종목 10개 중 7개 종목의 주가는 하락해 개인투자자들의 성적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매도 부분 재개 이전에 비해 개인공매도 환경은 분명 개선됐습니다.

먼저 공매도를 위한 개인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수가 기존엔 6개였지만 현재 그 수가 19개로 늘었습니다. 공매도 허용 종목도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중 337종목으로 대여 물량도 2조4,000억원으로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가 공매도를 통해서 수익을 내긴 상당히 어렵습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자금력이 크지 않고, 기업에 대한 정보 역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 등이 내부거래 등 불공정거래나 불법공매도 등에 대해 제재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에 '단타' 위주인 개인들의 투자 패턴 역시 수익을 보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힙니다. 개인대주를 이용하는 투자자의 평균 상환기간은 9일로 기관 64.8일, 외국인 75.1일에 비해 짧습니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대주 상환기간은 60일까지 허용되고 있지만, 개인들은 이보다 훨씬 단기로 주식을 빌린 후 갚는 것입니다.

실제 전체 공매도에서 개인공매도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2%에서 올해 1.9%로 소폭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개인공매도 활성화 대책을 추가로 내놓았습니다.

오는 11월부터 현재 60일인 개인공매도 주식차입기간을 90일 이상으로 확대하고, 개인대주서비스를 취급하는 증권사로 19개에서 28개사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또 실시간 대주 통합거래시스템을 통해 대주재원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 같은 보완책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시장에서 '주연'이 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공매도를 헤지펀드 중개, 롱숏전략, 차입거래전략 등과 같이 여러 운용 전략 중 하나로 활용하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반드시 주가가 떨어져야 이익을 내는 이른바 숏포지션 전략 위주로만 구사하기 때문에 제약이 클 수 밖에 없다"며 "공매도 제도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도매 중심 시장이기 때문에 소매 중심의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해서는 높은 수익을 얻기 어렵고,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넉달간 개인공매도 상황에 대해 당국은 "공매도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기법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일부 시장전문가는 주가 혼조세 속에서 숏(short) 포지션을 투자전략으로 활용하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연'이 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아직은 많아 보입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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