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항암제도 '맞춤형' 시대… 고가 면역항암제 재정 부담 줄여줄까

빅데이터로 면역항암제 효과 예측, 기존 바이오마커 단점도 보완

"환자 예후 개선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효율성 높일 것"
전혜영 기자

AI 전문기업 루닛의 AI 바이옹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Lunit SCOPE IO)'. (사진=루닛)


최근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려는 연구 성과가 늘어나면서 근시일내에 '맞춤형 항암치료'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5일 학계에 따르면 다양한 암종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이용해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 즉 효과를 예측하려는 시도에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지만, 사람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다른 탓에 효과가 없는 사람에게 투약하면 또 다른 치료 기회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료 AI 전문기업 루닛은 자사 프로그램인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의 반응 효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삼성서울병원 이세훈(혈액종양내과)·최윤라(병리과) 교수, 홍콩중문대 종양학과 토니 목 교수 등이 함께 면역항암제로 치료받은 환자 518명을 분석한 결과, 활성 환자의 치료 반응률은 66.7%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루닛 스코프 IO는 기존 바이오마커로 쓰였던 'PD-L1'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세훈 교수는 "이로써 더 많은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자칫 소외될 수 있는 환자들에게도 치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JCO(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등재됐다.

위암 환자에서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시그니처 확인 연구 절차 도식표. (사진=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연구팀도 미국 메이요 클리닉 등 해외 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암 환자에서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시그니처'를 발견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567명의 유전자 분석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특정 세포 경로 등의 활성화는 면역관문억제제에 잘 반응하는 유전자 시그니처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주도한 정재호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 효과를 높이고 환자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시그니처가 필요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돌연변이 유전자 암세포의 활성 경로를 통해 위암 치료에서 환자 맞춤형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규 연세의료원 연구개발자문센터 부소장은 "앞으로는 유명한 항암제를 투약하는 것이 아닌,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확률이 높은 약을 찾아서 투약하는 '맞춤형 항암치료 시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지,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신약 개발에서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최대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면역항암제로 인한 재정 부담도 완화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폐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MSD)'의 1바이알(1주)당 가격은 약 280만원에 달한다. 정기적인 투약을 고려하면 실제 약가는 훨씬 높은데, 이달부터 키트루다의 보험급여 범위가 1차 치료제로 확대되면서 이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소요는 예상청구액 기준 연간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간 투약비용이 9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항암제 '루타테라주' 역시 이달부터 보험 적용을 받는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아직까지는 PD-L1이 면역항암제의 가장 유력한 바이오마커로 사용되고 있지만, PD-L1 역시 완벽하게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향후 빅데이터 등을 통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면 건강보험 재정에서도 한정적인 자원을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 분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혜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