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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이수만 구하려다 자기모순에 빠진 SM 대표

"이수만에 지급하는 인세, 컨설팅 통해 합리적 결정…요율 낮아지는 중" 해명
개인회사 통해 용역비 지출하는 절차적 정당성 문제 답변 불명확
철회한 정관 변경 시도에 대한 해명 역시 궁색
김근우 기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같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이성수 에스엠 대표이사가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 출연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은퇴한 후 새로운 총괄 프로듀서에게도 유사한 수준의 인세를 지급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놓은 대답이다. 이에 진행자인 이진우 삼프로TV 대표는 "그 말은 앞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영속성에 대해 대표이사가 불안해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지적하자 이성수 대표는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성수 에스엠 대표와 장철혁 에스엠 CFO(재무총괄책임자)는 시종일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만의 특별한 프로듀싱의 가치를 강조했다. 유사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수장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보수가 이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으로 지급된다는 지적을 방어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 경영진은 '상장 이후부터 일관된 계약관계로, 과거 두 자릿수였던 매출에 연계된 요율은 6%로 낮아졌으며, 이 역시 삼일회계법인 컨설팅을 통해 유사사례 조사 후 중위값으로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들은 통상 음원과 음반 가격의 9%가 작사·작곡 등의 저작권료로 지급되지만, 이 총괄 프로듀서는 이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핵심인 '왜 프로듀서가 개인회사를 통해 보수를 받아가느냐'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에스엠에 감사 선임을 제안하고, 이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를 촉구하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의 핵심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이창환 대표의 주장은 외부에서 용역비 명목의 인세를 받아가기보다 정정당당하게 에스엠의 임원으로 들어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결정된 보수를 받아가라는 것이다. 그런 절차라면 그 보수가 얼마인지에 관계없이 인정하겠다는 얘기다.

에스엠 이사회 구성(자료=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이창환 대표는 이사회의 독립성 결여 역시 큰 문제라고 봤다. 대부분이 이 총괄 프로듀서의 측근으로 구성돼 이 프로듀서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들다는 견해다.

사내이사는 그렇다 쳐도 이 프로듀서와 경복고 동창인 지창훈 사외이사를 비롯, 이사를 감독하는 자리인 감사 자리 역시 7년 동안의 사외이사 3연임 후 자리를 옮긴 이강복 씨다. 그는 이 프로듀서와 서울대 동창이며 한국문화산업포럼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에 대해 장철혁 CFO는 "경영을 잘못해 회사가 손실나고, 실적이 나쁘다면 비난을 수용할 수 있다"며 "경영성과를 보지 않고 단지 측근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무리하게 정관 변경을 추진하다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 조치한 것에 대한 해명은 다소 궁색했다.

장 CFO는 "최근 상법이 개정되면서 3월 말 주총이 집중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며 "4월이나 5월에도 편하게 주총을 개최해 주주분들이 많이 참석하실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은 ▲경영상 필요가 있을 경우 이사회 결의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를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30%에서 50%로 변경 ▲주주명부 폐쇄일을 매년 12월 31일에서 주총 최소 2주 전에 공고하는 것으로 변경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안건을 주총 3주 전 상정했다가 다시 철회한 바 있다.

이창환 대표는 이 같은 정관 변경이 추후 대주주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법적으로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일 6주 전까지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주주명부 폐쇄일이 주주총회 2주 전으로 바뀌면 지배주주는 이후 4주 동안 주주총회 승인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지배권 강화를 위한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3%로 제한되는 최대주주의 지분을 타인에게 빌려주거나 매각했다가 회수하는 등의 편법으로 우호지분을 모아 주주제안을 무력화시킬 여지도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 같은 시도를 규탄하며 "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방해할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주총 소집 결의 이후 3주가 지난 시점 갑자기 안건을 추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에스엠은 오는 31일 주총을 앞두고 있다. 핵심은 감사 선임 안건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안목과 역량은 익히 알려져 있다. 다만 이성수 에스엠 대표이사의 발언은 주주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프로듀싱 특수성을 강조한 나머지, 70세가 넘은 이 총괄 프로듀서 없이 앞으로 어떻게 살 길을 찾아야 할지 모르는 회사를 만든 꼴이 됐다.


김근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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