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물량 앞에 장사없는 대구 분양시장, 줄줄이 청약 미달

브랜드·입지 상관없이 청약 흥행 실패…'미분양 무덤' 재현 시각도
박수연 기자


올해 대구 아파트 분양 단지가 줄줄이 청약 미달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며 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진 상황에서 고분양가에 공급 부담 물량까지 겹쳐 수요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분양 시장의 냉각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공급된 대구 아파트 단지는 모두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지난달 공급된 대구 수성구 '시지 라온프라이빗'은 지난달 28~31일 207가구를 모집했지만 1·2순위에서 총 103건의 접수를 받는데 그쳤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규제를 받지 않는 후분양 단지로 높은 분양가가 형성된데다 시장 침체 분위기와 맞물려 수요자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난달 동부건설이 대구에 공급한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의 경우 총 308가구를 모집하는데 33명만이 신청했다. 어반포레의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5억4400만원 수준으로 주변 신축 대비 비싼 점이 청약 미달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들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초 롯데건설이 분양한 대구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와 대우건설이 분양한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역시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의 경우 계약해지 시 위약금없이 계약금 일체를 돌려주는 '계약금 안심보장제'까지 도입하며 실수요자를 유인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김인만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시세가 조정이 되고 있다해도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건축자재가 오르는 상황에서 분양가를 낮추기는 힘들다. 나중에 할인 분양을 하더라도 분양가를 처음부터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은 4561가구로 전달(3678가구)과 비교해 24.0% 늘었다.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123가구를 기록했다.

매매 시장도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하락세를 그리며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원의 3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지난주와 비교해 -0.15%를 기록해 20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대거 예고돼있어 과거 2007~2009년 공급 폭탄으로 발생한 '미분양 무덤'이 고스란히 재현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1만7204가구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2만840가구, 3만4345가구로 증가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매매 가격과 분양가가 모두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공급까지 계속 이뤄지다 보니 수요자들도 피로도가 많이 쌓인 상황"이라며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미분양 현상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의 냉각된 분위기가 심화될 경우 주변 지역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인만 소장은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대구 미분양 무덤은 현실화될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침체된 분위기가 부산 등 주변 지역으로 번질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