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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하루종일 찝찝해요"… 확진자로 '북새통'된 약국

확진자 처방약 직접수령 논란… 위험에 노출된 약국
"뒤늦게 마련된 감염 예방 가이드라인 실효성 부족"
석지헌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사람들이 약을 구매하고 있다.(자료= 머니투데이방송)

"확진된 분들 보고 여기 와서 약 받아가라고 안내한대요. 찝찝하죠. 일반 환자들도 많이 오시는데…."

서울 성북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하루 많게는 수 십 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마주합니다.

하루종일 문을 열어놓고, 수시로 소독약을 뿌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진료 후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방문해 직접 약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난달 중순 쯤부터 이미 확진자들이 드나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확진자에 "집 가시는 길에 약국 들려라" 안내

약국은 매일매일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시약사회에 따르면 설문 참여 721개 약국 중 63.7%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만큼 약국이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고 확진자와의 접촉 빈도도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재택치료자들은 처방약을 대리인을 통해 받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지 오래됐다고 합니다.

동네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 시 확진된 것으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확진자들이 약국에 더 많이 몰렸습니다.

병원에서는 확진자들에게 아예 '집에 가는 길에 밑에 약국에서 약을 받아가라'고 안내한다고 합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씨는 "일반 환자들과의 분리를 위해 확진자는 밖에서 서서 기다리라고도 안내해 봤지만, 연세가 드신 분들은 당장 앉을 곳을 찾으시기 때문에 이제는 포기했다"고 토로합니다.

B씨는 "약국 앞이 바로 계단이라 어르신들을 밖에서 기다리시게 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 뒤늦게 나온 가이드라인… "절반도 못 지켜요"

정부는 6일부터 확진자들도 처방약을 직접 수령할 수 있다고 '공식화'했습니다.

이미 확진자가 직접 수령을 하고 있는 지 한달 가량 된 상황에서 '뒷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입니다.

뒤늦게 마련된 약국 감염예방 가이드라인도 대부분 현장 상황을 세심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C씨는 "가이드라인의 절반이나 지킬 수 있을지 싶다"고 꼬집었습니다.

환기가 원활한 공간에 의약품 보관함을 설치하는 것 등 가이드라인 대부분이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다는 겁니다.

C씨는 "약국 문 앞에 걸어 놓을테니 가져가라고 한 적도 있었지만, 하루 세 번 복용하라는 말도 알아듣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이런 것을 안내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약을 배달해주는 서비스 운영이 보다 확대되면 좋겠다는 바램도 전했습니다.

C씨는 "비대면으로 약을 배달하는 것에 대한 위험은 있지만 하루 몇 번만이라도 퀵 배달이 지원된다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석지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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