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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초유의 공사중단 사태 돌입…현장근로자 15일부터 철수

현장 자재 반출 오늘 중으로 마무리…조합-시공사업단 갈등에 15일 공사중단
강은혜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현장에 공사중단 현수막이 걸려있다. (제공=뉴스1)

역대 최대 대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공정률 50%를 넘긴 상황에서 재건축 공사가 중단된 건 처음있는 일이다.

14일 둔촌주공시공사업단(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오는 15일 0시부터 둔촌주공 사업장에서 모든 인력과 건설 장비 등을 철수하며 공사를 중단한다.

사업장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이미 일부 공정들은 철수된 상태다. 한달 전 공사중단과 관련된 내용을 통보 받은 시공사 협력업체들은 개별적으로 자재 반출 등 현장 철수를 진행 중이다.

현장 관리를 맡고 있는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현재 협력사 근로자들은 당초보다 50% 수준만 나와있는 상태"라며 "추가적으로 공사 일을 하는 건 없고 현장 정리 정돈, 자재 반출 위주로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들도 오늘까지만 현장에 나오고 15일부터 공사가 중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업단 측은 15일 당일 사업장 유치권 행사에 돌입한다.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개재하고, 견본주택 주차장 전면 통제, 현장 사무실 및 현장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둔촌주공은 지난 2020년 2월 착공돼 현재 공정률 52%, 외관상으로도 건물이 거의 다 올라선 상태로 내년 8월 완공 예정이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만2032가구 규모로 이 중 478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이 깊어지며 결국 공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지난 2020년 6월 전임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5600억원 가량의 공사비 증액 계약에 대해 현 조합은 한국부동산원의 감정 결과를 반영한 총회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공사업단은 지난 2020년 2월 둔촌주공 재건축 실착공 후 2년 이상 공사비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외상 공사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에 이례적으로 서울시가 나서 여러차례 중재를 시도했지만 양 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조합은 오는 16일 총회를 열고 '공사계약 변경의 건'과 관련해 의결 취소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실제 공사가 중단돼 10일 이상 계속될 경우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으로 한 총회를 추가 개최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데도 수 개월의 시간이 걸릴 테고 이어서 공사를 받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둔촌주공 사업이 워낙 규모도 큰 데다 공정률이 50%를 넘긴 상황이라 시공사 변경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조합은 지난달 21일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조합의 시공사 계약 해지 압박에 시공사업단 측은 "조합의 재원마련 지연 및 공사 변경 계약서의 부정 등 다수의 조합 귀책 사유로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조합이 제기한 소송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조합 내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시공사의 횡포라는 불만이 나오는 동시에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놓고 현 조합장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 등 집행부 20여명을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업무상배임 및 강요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공사중단 사태에 놓인 둔촌주공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분양가 책정을 못하고 분양시기를 계속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다", "조합원들 분담금이 장난이 아닐텐데", "사상 초유의 유치권 전쟁이다"라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강은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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