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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깊이보기]①구글, 우회결제 정보제공 금지 정당한가...미국선 불공정 행위 판결

구글 인앱결제 근본 의문
우회결제 정보 막아 소비자 피해
김용주 기자




#전자책 업체 리디는 지난 달 말 캐시 가격 20% 인상을 공지하면서 '구글 정책에 따라 안드로이드 앱에서 웹으로 이동하는 기능이 제거된다'고 안내했다. '리디 웹 바로가기' 문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웹에서는 기존 가격에 캐시를 판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왜 저렴한 결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막는가.'

우회결제 정보 제공을 금지한 구글 인앱결제 정책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보 제공을 막음으로써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벗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앱 내에서 결제를 하지 않고 외부에서 우회결제를 하면 20% 내외 저렴한 가격에 콘텐츠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용자가 많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이런 행태는 미국에서조차 불공정 행위 판단이 나왔다.

◆구글, 우회결제 정보 제공 금지

지난 1일 시행된 구글 인앱결제 정책에는 '우회결제 정보 제공 금지'라는 독소 조항이 포함됐다.

구글은 인앱결제 시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 이외 결제 수단으로 사용자를 유도할 수 없다'면서 금지행위를 제시했다. ▲버튼, 링크, 메시지 등 클릭 유도문안 ▲타 결제 수단으로 유도하는 인터페이스 흐름 ▲인앱 프로모션 등을 통해 우회결제를 유도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삭제된다.

인앱결제란 앱 내에서 일어난 모든 결제에 최고 30% 수수료를 구글에 내는 정책이다. 이 정책이 싫으면 외부 결제를 도입해도 되지만, 그래도 구글에 최고 26%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인앱결제 시행으로 스포티비 나우 15.9%, 네이버웹툰 20%, 웨이브 티빙 15.1%, 플로 16.7% 등 주요 콘텐츠 이용료가 올랐다. 구글이 올린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이다.

구글은 메일을 보내는 등 앱 외부에서 우회결제를 알리는 행위는 허용하지만 앱 내에서 알리는 행위는 철저히 봉쇄했다. 위에 제시한 리디 사례처럼 우회결제 링크 등을 앱 내에 내걸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평소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아니면 이런 정보를 모르고 오른 가격에 결제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뉴시스>


◆美 법원 "우회금지는 불공정 행위"

우회결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불공정 행위라는 미국 법원 판단이 나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애플과 에픽게임즈 분쟁에서 에픽게임즈 손을 들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 인앱결제가 ▲독점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제한 ▲부당한 거래제한 ▲끼워팔기 의혹 ▲우회금지에 따른 불공정 경쟁이라고 주장했고, 캘리포니아 법원은 마지막 네 번째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우회금지조항이 캘리포니아 부정경쟁법이 금지한 불공정 관행에 해당된다면서 "인앱결제 강제는 부당하게 경쟁을 억제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판단했다. 특히 인앱결제와 다른 결제가 어떻게 다른지 애플이 설명하지 못했다며, 다양한 결제수단을 허용해야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봤다.

국내는 미국과 달리 우회결제가 아닌 '결제수단 강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의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금지조항을 들어 구글 인앱결제를 규제하려고 시도하지만, 구글은 형식적으로 제3자 결제를 허용해 법망을 교묘히 피했다.

복수 결제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법망은 피하면서도 수수료는 큰 차이 없이(최고 30% vs 26%) 챙기는 것이다. '한국법 무력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수료를 강제하지 않아야 한다' 등의 조항이 필요하지만 기업 자유 영역이어서 법이 개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규제 당국이 결제수단뿐 아니라 우회결제 금지 문제도 세심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용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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