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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보다 빠른 양자컴퓨터…퀀텀점프 준비하는 기업들

[조은아의 테크&스톡] 영화 '앤트맨' 속 나온 '양자의 세계 펼쳐질까
양자컴퓨터 주도하는 미국…양강구도 형성하는 중국
2026년까지 50큐비트 목표…삼성, LG, 포스코, 현대기아차 등 참여
조은아 기자

세상을 바꾸는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K-테크'가 있습니다. '테크&스톡'에선 전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신기술을 톺아보고 미래 성장성을 조망합니다. 한순간 뜨고 지는 '테마주'가 아닌, 미래를 기대하고 투자해볼만한 '가치주' 관점에서 기술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슈퍼컴퓨터보다 빠른 양자컴퓨터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양자기술 4개 강국을 목표로 산학연과 함께 50큐피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했는데요. 오늘 테크&스톡에선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 국내외 기업들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고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 영화 '앤트맨' 속 나온 '양자의 세계 펼쳐질까…'2의 n제곱배' 빠른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의 '양자'는 영어로는 퀀텀(quantum), 한자로는 '量子'로, 물리학에선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최소 단위를 뜻합니다. 양자역학의 중요한 특성은 '얽힘'과 '중첩'인데요. 서로 멀리 떨어져있어도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영화 '앤트맨'에서도 나온 개념이죠. 주인공 스캇이 실종된 줄 알았던 재닛과 정신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두고 영화에선 "두 사람이 양자 얽힘 상태"라고 표현했고요. 앤트맨이 몸을 분신처럼 보이게 하는, 여러 상태가 동시에 나타나는 장면은 '중첩' 상태를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얽힘과 중첩을 활용한 것이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기존 컴퓨터의 정보단위는 비트(bit)로 하나에 0 또는 1을 담을 수 있죠. 양자컴퓨터의 큐비트(qubit, Quantum bit)는 0과 1을 동시에 담아 여러 연산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비트와 큐비트의 처리 속도를 비교하면, 큐비트의 속도가 2의 n제곱배로 빠릅니다. 1비트는 0 또는 1 하나의 값만 가지지만, 1큐비트는 0, 1을 동시에 가지기 때문에 1비트보다 2배 빠른 계산이 가능하고, 2큐비트는 00, 01, 10, 11 4개 값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만큼 2비트보다 4배 빠른 식입니다.

이론상으로는 슈퍼컴퓨터가 1,024비트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선 100만년이 걸리지만 양자컴퓨터는 10시간이면 풀어낼 수 있습니다. 전력도 기존엔 30MW가 소모되지만 양자컴퓨터에선 0.05MW 전력만 필요한만큼 전력소모가 600분의 1로 줄어들게 됩니다.

양자컴퓨터가 지금의 컴퓨터처럼 어느 분야에서나 활용되는 수준이 되려면 큐비트 약 100만 개가 필요할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아직은 상용화되기까진 갈 길이 멉니다. 큐비트 숫자가 늘어날수록 에러율이 높아지다보니 이제 걸음마 단계입니다.



■ 양자컴퓨터 주도하는 미국…양강구도 형성하는 중국

현재 양자컴퓨터 시장의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 2016년 미국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양자정보과학 연방비전을 발표하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는데요. 뒤를 이어 구글, IBM, 인텔 등 미국 기업들도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했죠. 미국의 투자규모는 2018년 이후 4년동안 12억달러로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 1조3,500억원에 달합니다.

그 결과 2019년 구글이 세계 최초로 53큐비트의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공개했습니다. 구글은 2029년까지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IBM은 지난해 127큐비트 프로세서 IBM이글을 개발했는데요. IBM은 올해 하반기 433큐비트 프로세서 '오스프리'를 선보일 계획으로 2025년까지 4,000큐비트 이상을 탑재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도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양자굴기'를 표방하면서 미국과 양자컴퓨터 양강구도를 형성해나가고 있습니다. 2017년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정보과학연구소를 착공했고, 제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양자컴퓨팅을 7대 핵심기술로 지정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투자규모만 17조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중국과학기술대학이 66큐비트 프로세서 '쭈충즈(祖沖之) 2호'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입증해보였고, 2030년 500~1000 큐비트급 범용 양자컴퓨터도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천명했습니다.

영국, 호주 등에서도 양자컴퓨터에 투자하면서 기술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데요. 영국은 2025년까지 국립양자컴퓨팅센터에서 100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계획이고, 호주는 2030년 100큐비트급을 개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핀란드는 2024년 50큐비트급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지난해부터 30~40큐비트 수준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2026년까지 50큐비트 목표…삼성, LG, 포스코, 현대기아차 등 참여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정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양자컴퓨팅 연구인프라 구축에 490억원, 같은 기간 동안 양자인터넷 핵심원천기술 개발에 456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2026년까지 초전도 방식의 50큐비트 한국형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자체 기술로 양자컴퓨터 시장에 진입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2024년말까지 2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9개 기관과 산업계의 협력도 눈여겨볼 대목인데요. 정부의 50큐비트 한국형 양자컴퓨팅시스템 조기 구축 사업에는 삼성디스플레이, LG CNS, LG이노텍, LG전자, LG화학, 포스코, 현대기아차 등이 수요기업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연구 초기단계부터 KT·SKT·우리넷·피피아이(NW 장비)·켐옵티스(소자) 등 양자암호통신 산업생태계를 구성하고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과도 연계해나갈 방침입니다.

투자규모만 놓고본다면 '조단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하면 미미하긴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양자컴퓨터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산학연 협력을 밑거름 삼아 양자컴퓨터 4대 강국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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