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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만 하는 LBA 사업, 국내서 '먹히는' 이유

보령, 잘 나가는 오리지널 제품 인수하는 LBA 통한 성장 강조
"국내 의약품 시장, LBA 사업 확장에 최적화된 환경"
석지헌 기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보령 본사 전경.(제공= 보령)

보령이 LBA(Legacy Brands Acquisition)를 통한 성장을 강조하면서 사업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LBA는 특허가 만료된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의 생산과 판매, 허가, 특허까지 모든 권한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LBA 사업을 주요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점치고 이를 통해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LBA 사업을 위해선 제품 생산력이나 영업력, 탄탄한 재무 구조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특허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여전히 잘 팔리는 제품을 들여와 생산과 판매, 허가까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 특히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에 비해 추가 투자 비용이 적고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국내 의약품 시장 환경, LBA 사업 확장에 유리"

LBA는 국내 의약품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높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전략이다. 처방의와 환자가 복제약(제네릭)보다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다. 오리지널이 제네릭보다 임상 데이터가 풍부하고 사용된 기간이 길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은 것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의사들은 '트레이드마크 로열티'라고 해서 '상표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 특히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현행 약가 제도상 제네릭 출시 이후에도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를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것 역시 LBA 사업이 국내에서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는 2012년부터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출시 1년 후 제네릭 가격을 53.55%로 동일하게 일괄 인하하는 약가 일괄인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네릭은 '최대' 53.55%를 보장받을 수 있는 반면, 오리지널은 '대부분' 53.55%를 보장받기 때문에 약값을 높게 받으면 좋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오리지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은 생동성 실험 여부, 원료의약품의 식약처 등재 여부, 출시 제네릭 갯수를 기준으로 53.55%보다 더 낮은 수치로 약가를 산정받을 수 있는 반면, 오리지널은 제네릭 출시 이후 약가가 인하돼도 기존 약가의 절반 정도는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제약사 입장에서도 오리지널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보령이 일라이 릴리로부터 국내 판권과 허가권 등 일체 권리를 인수한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와 항암제 '젬자'.(제공= 보령)

◆ "2025년 중추신경계 치료제 연 매출 500억원 목표"

보령은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치료제 사업을 항암제와 함께 특화된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은 지난해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로부터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에 대한 국내 판권과 허가권 등 일체 권리를 인수했다. 자이프렉사는 1996년 출시 돼 2011년 특허 만료된 제품으로, 복제약이 15개에 달하지만 여전히 높은 처방액을 자랑한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자이프렉사는 국내 '올란자핀' 시장에서 매출액 140억원, 시장점유율 50%를 각각 기록하며 처방액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령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CNS계 포트폴리오는 항불안제 '부스파'와 '우울증 치료제 '푸로작', ADHD(과잉행동장애) 치료제 '스트라테라'가 있다. 회사는 자이프렉사를 포함해 2025년 CNS 부문에서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보령의 LBA 전략 대표 품목인 항암제 매출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보령은 지난 2020년 릴리로부터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염산염)'를 인수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젬자 매출은 2020년 124억원, 2021년 17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49억원이다. 올해 4월부터는 보령이 국내에서 자체 생산을 시작하면서 향후 원가 절감을 통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보령 관계자는 "수 백억 원을 들여 제품을 사 오고 그걸로 다시 이익을 내려면 몇 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또 기존 제품보다 더 많이 팔려야 승산이 있는 건데 그러려면 영업과 마케팅에 대한 자신감이 담보돼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LBA는 국내에서 확고한 영업력을 갖춘 보령에게는 최적화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석지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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