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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내리고 예금 올리고…'금리 마진' 눈치껏 줄이는 은행권

이충우 기자



대출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예금금리를 올리는 은행권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금리상승기에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예대마진)가 점차 벌어져 은행이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예대금리차 논란을 둘러싼 은행권의 발빠른 대응에 금융당국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이 금리 조정 등 시장개입은 불가하다면서도 은행의 공적역할을 강조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7% 열었던 우리은행 대출상품 금리가 6%대로 다시 내려왔다. 27일 기준 우리은행 아파트론 혼합형(5년 고정) 금리는 5.41~6.20%다. 해당상품 금리는 지난달 16일 5.41~7.09%로 금리상단이 7%를 넘기 시작했다.

금리상단이 7%를 웃돈 것은 주요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의 주담대 상품이 유일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연 4~6%대다.

농협은행도 27일 주택관련대출 금리인하에 나선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대표적인 서민·실수요자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지난 6월 24일 0.1%포인트 확대했으며, 7월 1일부터 추가로 0.1%포인트 확대한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농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등으로 어려운 서민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이같은 대출금리 인하 행보에는 예대금리차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은행장과 간담회를 갖고 지나친 은행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여론을 전달하는 식의 간접화법을 썼지만 은행권은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으로 받아들였다.

금감원은 은행장과 간담회를 기점으로 금리 조정 등 시장 개입 논란에 대해 연일 해명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시장 자율적인 금리조정 기능이라든가 메커니즘에 대해서 간섭할 의사도 없고 간섭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은행의 공적 역할을 강조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헌법과 은행법에 은행 공적 기능이 분명히 존재하고 감독당국 역할이라든가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에 기초해 의견을 주고 받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일 금감원장과 은행장간 간담회 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는 시장 개입 논란과 관련된 질의가 이어지자 금감원 고위 간부는 "시장 개입은 아니라고 본다"며 "일반 국민 정서, 걱정하는 부분을 은행이 감안해서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직접 개입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당국은 금리 개입 논란에 대해 연일 선을 긋는 발언을 내놓고 은행은 눈치껏 금리조정에 나서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의 적극적인 예금금리 인상도 예대금리차 논란해소 노력 일환으로 보인다.

대출금리에 비해 더뎌 예대금리차 확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던 예금금리 인상에 은행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후 곧바고 예금금리를 올린 이후에도 금리를 조정하며 인상폭도 키우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인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연 3%(만기 1년 이상)로 올랐다. 하나은행이 지난 22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한데 따른 것이다. 모바일 전용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최소가입금액은 100만원, 가입기간은 1개월 이상 5년이다.

리딩뱅크를 다투는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상품도 연 3% 이율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한 '솔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에도 추가 인상이 이뤄져 현재 연 금리가 2.85%까지 올랐다. 1년 만기, 온라인 가입 기준이다. 지난달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뒤에도 은행권 추가 예금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 수혜가 예년만 못할 것이란 분석에 은행주는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은행주 분석 보고서를 통해 4월에 실시했던 한시적 금리인하 정책을 계속 연장하거나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최고금리를 하향하면서 주담대 금리 상단을 낮추는 식의 방법 등이 적용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로 신규대출에 적용되는 것으로 모든 상품에 대한 일괄적인 인하는 아닐 것이므로 펀더멘털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을 듯"이라고 분석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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