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여전채 '큰손' 증권사, 빅스텝에 금리 치솟자 '덜덜'

증권사 여전채 보유 비중 가장 높아…금리 상승하자 미매각 물량 ↑
김혜수 기자



기준금리를 단숨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단행되면서 단기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여전채 금리 급등으로 이를 대거 보유한 증권사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 발행하는 잔존만기 1년 여전채(신용등급 AA+)금리는 4.22%로 지난 1월 초 1.96%와 비교해 2배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금리가 급등하면 여전채를 발행하는 여신사들의 금리 부담이 커진다. 여신사는 수신 기능이 없이 여신 업무만을 하기 때문에 회사채, ABS발행 등을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최근과 같이 단기자금 조달 금리가 급상승하게 되면 부담이 그만큼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

증권사의 부담도 늘어난다. 증권사는 여전채 시장의 '큰손'으로 불릴 정도로 여전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금융기관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말 현재 여전채 발행 물량 중 32.4%를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는 여전채를 인수해 보통 이를 다른 기관에 매각하게 되는데, 최근과 같이 금리가 급등하게 되면 이를 받아줄 기관이 없어 미매각 물량이 쌓이게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보유 여전채의 평가손실도 늘어난다.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기타금융채(은행을 제외한 금융기관 채권)의 발행규모는 36조4,1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채(95조1,690억원)의 38%, 회사채(51조8,388억원)의 70% 수준에 이른다.

물론 최근 증권사의 여전채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는 ELS(주가연계증권), DLS(파생결합증권)를 발행하면서 이를 헤지하기 위해 여전채 등 채권을 편입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규모가 크게 급증하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파생결합증권 운용에서 여전채 편입 비중을 2022년 14%, 2023년까지 10% 이내로 줄이도록 했다.

다만 이런 수요 감소에도 이미 증권사가 보유한 여전채 미매각 물량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에 미국이 잇단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증시의 불안감도 높아진 상황. 이에 따라 증권사가 발행한 ELS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 사태가 재연되면 증권사들이 여전채를 대량 매도해 유동성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여전채는 금리가 높고 만기가 짧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수요가 높은 만큼 보유 물량도 많다"면서 "금리가 최근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 여전채 평가손실도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증권사가 중간에 이를 팔지 못 해 만기 때까지 보유하는 미매각 물량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