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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인사이트] "6년 뒤 폐배터리 쏟아진다"… 현대차, 폐배터리 시장 참전 본격화

현대차, 글로비스·모비스 통해 폐배터리 재제조·재사용·재활용 순환체계 구축
'도시광산' 폐배터리… 완성차업계, '독자 생태계 구축' 또는 '협력'으로 시장 진출
최유빈 기자

현대자동차의 'EV 테크 랩'에서 참가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 뉴스1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통해 재제조·재사용·재활용 세 축의 폐배터리 순환체계를 구축한다. 현대글로비스의 네트워크와 운송 시스템, 현대모비스의 A/S 부품 공급망을 폐배터리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폐배터리 시장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며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폐배터리 시장에 본격 참전하는 모습이다.

폐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더불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용주기가 통상 7~10년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 활발히 보급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용주기가 끝나는 2028년 폐배터리가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시장은 오는 2040년 6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 현대차, 폐배터리 잔존성능 따라 3단계 활용… 회수 '글로비스'·제조 '모비스'
현대차와 기아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폐배터리 사업 진출 계획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그룹사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2022년) 정식 TF팀을 발족하고 사업점검과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 기업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폐차장과 딜러로부터 폐배터리를 조달하고, 부품 A/S 기업인 현대모비스를 통해 재제조한 배터리를 노후차량과 A/S용 배터리에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현대차와 기아는 배터리 잔존성능에 따라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등 3가지 방식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의 성능이 80~90%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진단되면 '재제조' 과정을 거쳐 중고 전기차 등에 활용한다.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교체 시장에서도 '재제조' 배터리가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잔존성능이 60~70% 수준일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충전 시설에 '재사용'한다. 전기차 구동에는 성능이 미치지 못하지만 ESS 수준의 전기 저장과 활용은 가능한 배터리를 사용한다. 현대차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태양광 발전 등의 보조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60% 이하로 잔존성능이 떨어진 폐배터리는 니켈·코발트 등 원재료를 회수해 새 배터리로 다시 만드는 '재활용' 과정을 거친다.

3단계의 폐배터리 활용에 필요한 배터리 수거와 운송은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2021년) 현대글로비스가 특허를 획득한 '배터리 운송 플랫폼 용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용기는 여러 층으로 배터리를 담아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게 제작돼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앞으로 현대차의 폐배터리 재사용 ESS 실증사업은 글로비스로 이관될 예정이며, 회수부터 재사용까지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본격 폐배터리 재사용 사업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도시광산' 폐배터리에 뛰어드는 완성차 업계… '독자 생태계' 또는 '협력'
폐배터리 분야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독자적인 폐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거나 배터리-재활용 기업과 협력을 통해 해당 산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가 폐배터리 산업 분야에 관심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자재 수급에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도 볼 수 있듯 니켈과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가 급등은 물론, 최악의 경우 생산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도시광산'이라 불리는 폐배터리에서는 지정학적 요인으로부터 자유롭게 원자재를 조달할 수 있다. 즉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와 생산을 위해 폐배터리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다.

사진= 머니투데이DB

테슬라는 이미 자체 폐배터리 재활용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했다. 테슬라는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와 협력하고 있지만, 2021 임팩트 보고서를 통해서는 자체 폐배터리 생산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슬라는 지난해(2021년) 말 미국 네바다 공장에서 폐배터리를 활용해 매주 50t 이상의 원자재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 1년간 니켈 1500t, 구리 300t, 코발트 200t을 재활용했는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텍사스와 독일 베를린 등 다른 공장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폭스바겐 역시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지난 7일 독일 잘츠기터 배터리 공장 착공에 들어갔으며, 오는 2030년까지 200억 유로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 6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원자재와 셀, 재활용 과정까지 수직적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완성차-배터리-재활용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폐배터리 산업에 진출한다. 포드는 SK온과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출범하고 미국에 총 3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데, 이 곳에서 나온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포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만든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오는 8월부터 배터리를 양산하고, 캐나다 배터리 재활용 기업 '리-사이클'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에 나선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폐배터리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미래에 그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완성차업계는 전기차의 40%에 해당하는 배터리를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배터리를 내재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폐배터리 시장 진출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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