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드가 '모럴해저드'인 이유…"김서준 대표, 루나·테라 급성장 조력자 역할"
박지웅 기자
김서준 해시드 대표 (사진=뉴스1) |
가상자산 루나의 초기 투자자로 알려진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최근 미국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루나) 폭락 기간 초기 투자분의 99%를 계속 보유했다"고 말하며 최근 논란이 됐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루나·테라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해시드의 조력자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며 '모럴해저드' 비판에서 해시드가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한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해시드는 지난 2019년 11월 '루나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라는 제목의 루나 가격 예측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해시드가 자체적으로 만든 가치평가방법론을 근거로 루나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당시 해시드는 자신들이 투자한 프로젝트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다소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는 예측 보고서를 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보고서가 빠르게 공유됐고 루나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해시드가 지난 2019년 11월 내놓은 루나 가격 예측 보고서 |
김서준 대표는 루나·테라 가격이 폭락하기 바로 직전이던 지난 5월엔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을 지적하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향해 "허위사실급 논리를 너무 자신감 있게 주장해버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 테라 가격이 폭락했을 때도 김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라의 유동성은 무너졌지만 가격 연동메커니즘 자체는 잘 보존됐다"며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1달러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바로 삭제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당시 김 대표의 말만 믿고 폭락 상황에서도 루나·테라를 끝까지 보유했던 일반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본인때문에 피해자가 속출했는데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인터뷰하는게 너무 무책임하게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해시드는 폭락 수개월 전부터 1300억원 규모의 루나 코인을 팔아 현금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가상자산 인플루언서는 "테라가 유치한 (초기) 투자금 360억 중에 해시드가 투자한 건 일부다. 그럼에도 회수한 자금이 1300억원"이라며 "홀더들에겐 (디페깅이) 일시적인 성장통이고 곧 페깅이 회복될 것이라 선동해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대거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시드는 최근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인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2(KBW 2022)'를 공동 주최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내년 상반기 게임파이(Gamefi) 투자를 목적으로 자체 벤처투자조합 3호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박지웅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