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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젬병, 서빙밖에 모르는 넷플릭스

 
장주연 기자

지난해 내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 / 사진=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강자로 손꼽혔던 OTT 넷플릭스가 제대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시리즈(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 이후 제대로 된 작품을 한편도 내지 못하며 외부 IP(지식재산권)로 겨우겨우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7월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 월간이용자수(MAU)는 1212만 4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1117만 5910명)보다 약 94만명 늘어난 수치. 사용료 인상 및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외부 활동 증가로 줄곧 감소세를 이어간 지 5개월 만의 반등이다.

호조가 분명하지만, 정작 넷플릭스는 시원하게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이유는 이용자 증가 배경에 있다. '오징어게임' 흥행으로 역대 최고 MAU를 찍었던 지난해 10월(1288만명)과 달리, 이번 상승엔 외부 IP인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 공이 큰 까닭이다. 넷플릭스 톱10 기준 '우영우'는 지난달 4일부터 4주째 1위를 기록 중이다.

그간 넷플릭스는 타 OTT와의 차별점이자 강점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조해왔다. 실제 '오징어게임' 이전에도 시리즈 '킹덤'(2019~2021), '인간수업'(2020), '스위트 홈'(2021), 'D.P'(2021) 등 자체 콘텐츠를 선보여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우영우'와 tvN 드라마 '환혼' 등 외부 IP에 기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처지로 전락했다.

물론 그 기간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시리즈 '고요의 바다'(2021), '안나라수마나라'(2022)와 영화 '모럴센스'(2022) 등 내놓는 작품마다 하나같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정점을 찍은 건 지난 6월 공개한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종이의 집')으로, 그야말로 죽을 쒔다. 4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한 작품으로, 공개 전부터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 칭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공개 직후 혹평이 쏟아졌고, 결국 넷플릭스 톱10 TV 비영어권 부문 글로벌 1위로 출발한 '종이의 집'은 3주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차트 아웃' 당했다.

사진=넷플릭스

차기작 '블랙의 신부' 결과도 비슷했다.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내 스캔들을 다룬 이 드라마는 김희선을 내세워 화제 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화제성은 미미했고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성범죄 및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시대착오적이란 지적 속 하락세를 탔다. 공개 1주 차 넷플릭스 톱10 TV 비영어권 부문 글로벌 3위였던 성적은 2주 차 6위로 떨어졌고, 3주 차인 지난주 10위로 내려앉았다.

최근작인 영화 '카터' 역시 우려스럽다. 물론 개봉 첫날,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2위(플릭스 패트롤 기준)에 올랐으나 앞선 작품들처럼 공개일 '반짝 특수'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평단과 시청자들의 일관된 평이 방증이다. 주인공 '카터'의 성이 '조'란 조롱 섞인 반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대표 평점 사이트 IMDb에서 5.1점(10점 만점),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29%(100% 만점), 관객 팝콘 지수 43%를 기록 중이다.

계속되는 흥행 참패에 넷플릭스는 새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일을 잇달아 고지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빨라도 3주, 길게는 한 달을 넘겼던 공개 텀도 대폭 줄였다. '카터' 공개 일주일째인 12일 정우 주연의 시리즈 '모범가족'을 공개한 후, 2주 간격으로 유아인 주연의 영화 '서울대작전', 황정민 하정우 주연의 시리즈 '수리남'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작전' '수리남'의 경우, 넷플릭스가 연초 공개한 올해 라인업 중 손가락에 꼽히는 굵직한 작품으로, 넷플릭스의 히든카드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연이은 흥행 부진을 만회할 '한 방'을 노리기 위해 '오징어게임'의 성공 공식을 따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OTT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OTT 시장은 국내 극장가와 달리 3분기가 비수기다. 해외 시상식이 연말에 몰려 있는 만큼 큰 버짓의 작품들은 보통 4분기에 많이 공개된다. 그 공세에 시달리며 피를 흘리는 것보다 틈새시장을 노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오징어게임' 역시 쟁쟁한 신작이 많지 않던 9월 초 공개해 성공했다. 빈집털이로 우선 접근성부터 높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장주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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