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deep]삼성·효성 꽂힌 폐어망, 재활용 확대 길 열린다
김주영 기자
[앵커멘트]
바닷속에 버려진 어망은 잘 썩지 않아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힙니다. 기업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폐어망을 스마트폰, 의류 등의 재료로 재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폐어망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정부는 실제 재활용 의지가 있는 기업에 폐어망 물량이 가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내용]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갤럭시 신제품에는 바닷속 폐어망이 소재로 쓰였습니다.
갤럭시Z폴드4의 사이드키, 갤럭시Z플립4의 볼륨키 지지대에 들어간 겁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S22 시리즈에 폐어망을 처음 적용했는데 올해에는 폐어망 50톤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등 물량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BMW, 기아 등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 바닥재에 폐어망이 포함된 소재를 잇달아 적용하고 있습니다.
섬유업계는 폐어망 재활용에 한층 적극적입니다.
효성티앤씨는 폐어망으로 만든 나일론 섬유 '마이판 리젠 오션'의 본격적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11월부터 월 300톤 이상을 생산해 국내외 아웃도어 브랜드 등에 납품할 예정입니다.
[신요한 효성티앤씨 과장 : 바다 해양 오염의 주범인 폐어망을 리사이클하는 나일론을 정식 런칭 계획이고요.]
바다 생태계의 위협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폐어망 확보가 고민거리입니다.
현재는 정부가 여러 해양 폐기물을 일괄적으로 수거하면 폐기물 업체에서 이를 가져갑니다.
재활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세척하는 등 재활용을 위한 절차가 까다롭다 보니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되는게 현실입니다.
[폐어망 재활용 관계자 : 모든 쓰레기가 뭉쳐져 있는데 이걸 받아서 다 분리하고.. 애초 분리가 안된걸 가져가서 2차, 3차 전처리를 하다 보니까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도 하는..]
정부는 폐어망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바닷가에 집하장을 구축해 폐어망 등 재활용이 가능한 어구를 분리하고, 이 물량이 실제 재활용 의지가 있는 기업으로 흘러가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스마트폰, 의류에 이어 폐어망의 화려한 변신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