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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드리우는 '물적분할' 그림자…개미들 "일단 피하고 보자"

현대모비스, 지난주 자회사 설립 이슈에 5.3%↓
DB하이텍·후성 역시 '분사' 소식에 10%대 급락
사측 의도엔 전문가들도 시각 엇갈려
김근우 기자



회사를 분할하겠다는 검토나 계획만으로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과거 '물적분할에 이은 자회사 동시상장'으로 피해를 입은 시장 참여자들의 트라우마가 다시 드리운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현대모비스는 5.3%(1만 2,000원) 내린 21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생산전문 통합계열사 설립 이슈였다. 미래의 모빌리티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모듈·핵심부품 등 2개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기본적인 사업구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경우, 물적분할이 아닌 자회사 설립 후 100% 현물 출자 방식으로 기업 분할이 이뤄질 예정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면 불법 파견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 생산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생산 안정화를 이루기 위함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뉴스는 지배구조 이슈 혹은 알짜 자회사 분할을 통한 지분 희석 등과는 무관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자회사 설립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를 가지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어지는 현대모비스의 현금출자와 현물출자는 과거와 다르게 지배구조 개편의 공식을 바꾸고 활용 가능한 선택지를 늘리고 있다"며 "목적지는 동일하지만 경로가 다양해진 셈"이라고 진단했다.

DB하이텍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분사 검토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관련 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달 12일 DB하이텍 주가는 15.7% 급락했다.

소액주주와의 갈등의 골 역시 깊어지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분사에 반대하고,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분도 5%까지 확보해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DB하이텍의 분사 시도는 DB그룹의 지주사 전환과도 관계가 있다. DB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 기준을 충족한다는 심사 결과를 통보 받은 바 있다.

문제는 지주회사 성립 요건을 충족할 시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현재 DB는 DB하이텍의 지분 17.6%를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DB하이텍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된다.

후성은 물적분할한 회사인 후성글로벌의 상장을 다시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5일 13.6% 급락했다. 후성글로벌은 지난해 물적분할해 신설된 후성그룹의 해외 중간지주회사로 2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자회사를 관리하는 알짜 회사다. 이 자회사가 상장하면 모회사 주주들은 다시 '앙꼬 없는 찐빵' 신세가 될 것을 우려해 지분을 털고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후성글로벌의 상장을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동종 업계 에코프로의 물적분할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2차전지 사업부를 물적 분할한 에코프로비엠을 설립한 이후 성공적으로 투자자금을 확보했고 대규모 증설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며 2017~2021년 매출은 연평균 50% 성장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근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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