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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카스테라·명랑핫도그·마라탕 다음 트렌드는 '無'? [푸드랩]

생과일 쥬스·흑당·마라탕 등 유행 따라 생기던 프랜차이즈
코로나 기점으로 업종 가리지 않고 '무인 트렌드'로 변화
경제 악화·자영업 불안감에 프랜차이즈 트렌드 실종된 2022년
이유민 기자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을 취재하는 머니투데이방송의 연재 기사 '푸드랩(food lab)'입니다. 소비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제보 바랍니다. <편집자주>


2016년 대만 카스테라, 2017년 명랑 핫도그, 2018년 2900원 식빵 전문점까지. 대한민국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업종을 넘나들며 뜨고 졌습니다. 특정 아이템이 뜨기 시작하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또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었는데요.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트렌드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겼다고 하네요.

흐름을 알기 위해 먼저 2016년으로 거슬러 가 보겠습니다. 미투 브랜드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대만 카스테라 판매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한 해였어요. 리딩 브랜드는 없었지만 '대왕 OO', '대만 OO'과 같은 비슷한 상호의 프랜차이즈가 생겨났죠. 저렴한 가격에 대형 사이즈의 카스테라를 맛볼 수 있어 대만 카스테라 프랜차이즈는 유행처럼 전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제조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며 거리에서 대만 카스테라 프랜차이즈를 찾아볼 수 없게 됐어요. 같은 해 리딩 브랜드 '쥬씨'를 시작으로 생과일쥬스 브랜드도 10여 개 이상 생겨났습니다.

2017년은 '명랑 핫도그'의 해였습니다. 명랑 핫도그가 저가 핫도그 프랜차이즈의 포문을 열며 유사 브랜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죠. 대만 카스테라부터 시작해 핫도그까지 이어졌던 저가 간식 프랜차이즈들은 2018년 2900원짜리 식빵 프랜차이즈까지 번졌지만, 식빵 프랜차이즈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한 채 사라졌어요.

2019년은 흑당 버블티·대만식 샌드위치·마라탕 등 중화권 음식들이 지배한 한 해였습니다. 해외여행의 대중화로 해외에서 맛봤던 음식들을 국내에서 소비하는 고객들이 늘어났어요. 특히, 흑당과 마라는 프랜차이즈 업종뿐만 아니라 식음료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지며 맛동산 흑당쇼콜라맛, 농심 마라고수마라탕면 등 관련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사진=뉴스1

2020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유행이 자영업자들을 덮칩니다. 우리사회 전반의 충격이 컸습니다. 프랜차이즈 산업 역시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죠. 프랜차이즈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자릿수였던 프랜차이즈 폐점률은 2020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로 늘어납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10곳 중 6곳은 전년도보다 매출이 감소했죠.

매출이 감소하자 가맹점 운영 점주들이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인력 감축'입니다. 2019년 133만 명 규모였던 프랜차이즈 고용 인원은 2020년 116만 명으로 12.5% 줄어들었어요. 코로나로 인한 영업 제한이 장기화되면서 가맹점 종사자 규모나 영업시간 등 점포 운영이 과거에 비해 전체적으로 위축된 거죠. 가맹점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51.3%는 가맹점 종업원이 1~2명이고, 종업원이 없는 점포도 8.8%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바야흐로 코로나 이후 프랜차이즈업계에 '무인 매장' 트렌드가 태동한 건데요. 업종은 다양합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무인 편의점, 무인 카페, 무인 세탁소, 무인 밀키트 전문점까지. 하지만 리딩 브랜드라고 일컬을 만한 프랜차이즈가 딱히 안보여요. 이마저도 2021년까지는 무인 트렌드를 타고 업종이 확장됐지만, 2022년 현재의 트렌드는 부재합니다. 2020~2021년 '無인 트렌드'에서, 2022년 말 그대로 '無 트렌드'가 돼버린 거예요.



해마다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던 대한민국의 프랜차이즈 산업. 어쩌다가 무(無)의 상황이 된 걸까요?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들은 자영업자들 사이에 만연하게 퍼진 불안함과 경제 상황 악화가 프랜차이즈 트렌드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미래에 대해 확신을 하고 남들이 안하는 프랜차이즈에 도전하려는 창업 열기가 냉각된 것입니다. 코로나 초기인 2020년까지만 해도 인력을 최소화하는 무인 방식을 활용해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노력했다면, 올해 들어선 새로운 도전보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경향이 도드라진 거죠. 유행에 편승해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올리는 데에 도전하기보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우리사회 상황. 그 결과 단발성 트렌드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대만 카스테라 망한 뒤지. 발렛은‥." (영화 '기생충'(2019) 중에서)

영화 기생충 속 대사처럼 '대만 카스테라'하면 2016년을 떠올리던, 시대를 풍미하는 프랜차이즈의 트렌드가 사라진 2022년. 얼어붙은 경제가 다시 꿈틀댄다면,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할 생기발랄한 트렌드가 생겨나겠죠. 그런 날이 어서 오길 바랍니다!

(푸드랩에 대한 독자와 시청자 제보는 취재 기자 이메일로 받습니다. yumin@mtn.co.kr)


이유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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