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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분양보증 사고 징후…건설사 줄도산 도화선 우려

최근 경기 동두천·강원 강릉 주택현장 시공사 교체…연내 발발 가능성 커
최남영 기자

지방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건설·부동산 시장 침체기의 대표 징후인 ‘연쇄 분양보증 사고’가 현실로 다가올 조짐이다. 건설자재가 폭등과 미분양 증가 등으로 중소형 건설사가 픽픽 쓰러지고 있는데, 이 흐름이 가속화하면 연내 분양보증 사고가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건설·부동산 업계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수도권과 지방 현장 곳곳에서 분양보증 사고 발생 징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경기 동두천시 내 아파트 현장의 시공사가 바뀌는 일이 있었다. 원래는 D건설사가 공사를 담당했는데, 자재가 폭등 등으로 원가율 악화를 걱정한 이 건설사가 시공을 포기하면서 사업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분양보증 사고 발발 위험이 있었지만, 시행사가 끝까지 자리를 지키기로 하면서 사고가 일단락됐다. 현재 이 시행사는 S건설사·H건설사와 함께 이 아파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강원 강릉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강릉 송정동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을 건설하고 있는 W건설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분양보증 사고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여차하면 분양보증 사고 현장이 될 수 있었지만, 시행사가 사업을 계속 끌고나가기로 하면서 일이 커지지 않았다.

분양보증 사고란 주택사업자가 파산이나 부도 등으로 더이상 주택 건설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건설·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 징후다. 이때 분양보증을 발급한 HUG는 분양대금(계약금·중도금) 환급이나 분양 이행(시공 지속)을 통해 수분양자(아파트 계약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분양보증은 30가구 이상을 선분양하는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일종의 보험이다.

시장 호황기에는 분양보증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 짓기만 하면 팔려서 사업자의 돈줄이 마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0년 5월 제주도에서 마지막 분양보증 사고가 일어난 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단 한 건도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 위축이 심화하는 가운데 금융권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중단과 미분양 증가 등으로 분양보증 사고 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보증 사고 발발의 선제 징후라고 할 수 있는 건설사 줄도산도 눈에 띄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최근 5년간 건설사 도산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내림세를 보였던 건설사 도산 업체 수가 올해 반등 추세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동안 도산한 건설사 수는 총 8개로 지난해 총 부도 건설사 수(12개)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여기에 1300억원대의 시공능력을 보유한 충남지역 6위 종합건설업체 우석건설이 부도 위기를 맞으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시장 활황기를 맞은 건설사들이 빚을 내 주택사업을 활발히 펼쳤는데, 지금은 이게 부메랑이 돼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수년 내 지금보다 더 많은 건설사가 도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건설사들의 주택사업장은 시계제로에 처한 모습”이라며 “건설사 줄도산이 자칫 연이은 분양보증 사고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HUG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주택사업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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