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이가 질병청장"…'누나찬스' 쓴 백경란 청장 동생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제9차 전체회의에 출석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사진=뉴시스

백경란 질병청장의 남동생이 유전체 분석 기업의 사외이사로 지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백 청장의 남동생인 백모씨는 지난 8월 8일 디엔에이링크 사외이사 후보자 직무수행계획에 자신을 소개하면서 "친 누이는 2대 질병청장의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라고 밝혔다.

백씨는 "본인은 전공 화학이지만 가족 형제 자매들이 현재도 의료 및 제약업계에 종사하며 저와 업무적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작은 소명의식으로 질병 방역 관련해 의식있는 기업이 되는 데 일조하고 노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백씨가 사외이사로 지원했던 디엔에이링크는 유전체 분석 기업으로 지난 8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 분석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백씨 측은 본인 의사와 무관한 허위작성 자료라는 입장이다. 백씨 측은 "백씨가 해당기업에 소액주주연대에 의해 사외이사로 추천받은 것은 사실이나, 문제의 '직무수행계획서' 일체를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액주주연대 A씨로부터 백씨의 의사와 무관하게 허위로 계획서가 작성됐음을 인지 한 직후, 백씨는 즉시 A씨에게 항의했다"며 "해당기업에 사실을 알리고 정정공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기업을 통해 지난 7일 '공시된 직무수행계획서가 (사외이사)후보자가 작성하지 않았음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직접 소명해, 직무수행계획서 재작성 및 확인서를 첨부합니다'는 내용으로 전자공시시스템에 정정공시가 됐다"고 덧붙였다.

'누나찬스' 논란으로 백 청장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장 공직을 친동생이 바이오 기업에 지원하는 데 사적으로 유용한 이해충돌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본인이 직무수행 계획서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최종 확인서에 사인한 것은 본인"이라며 "사인 책임은 당사자가 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백 청장은 취임 당시 여러 바이오 업체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 차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백 청장은 청장 부임 이후인 9월 1일까지 신테카바이오 주식 3,332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신테카바이오는 정부의 400억원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6개 기업 중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