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엔씨-소니 게임 IP 협업 추진...'호라이즌' MMORPG 개발 '급물살'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간판 IP '호라이즌: 제로 던' 기반으로 엔씨가 신작 개발 착수서정근 기자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게릴라게임즈가 개발한 '호라이즌 제로 던' |
엔씨소프트가 소니의 간판 게임 프랜차이즈 '호라이즌'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엔씨와 소니가 IP(지식재산권)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양사의 협업이 최종 성사되어 엔씨가 '리니지' IP 편중을 벗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할지 이목을 모은다.
8일 소니와 엔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엔씨가 소니의 유망 게임 IP를 활용해 신작을 만드는 사업 제휴를 추진하기로 양사가 잠정 합의하고, 첫 협업으로 게릴라게임즈가 만든 '호라이즌' IP의 신작을 엔씨소프트 내부 개발팀이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우선 게임 개발에 착수한 후 양사의 협업과 사업제휴를 논의하는 '선개발 후협상' 형태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양사 제휴가 최종 성사되면 '호라이즌' IP 외에도 다른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 등 포괄적 제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호라이즌' IP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게임 개발사 게릴라게임즈가 개발한 오픈월드 액션RPG '호
라이즌: 제로 던'을 모태로 한다.
'호라이즌:제로 던'은 고대 원시 부족 사회로 회귀한 인류의 모험담을 담은 게임이다. 부족에서 추방된 젊은 사냥꾼 에일로이(Aloy)가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서 겪는 모험담을 줄거리로 한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어쎄신 크리드: 오리진' 등과 함께 2017년 오픈 월드 붐을 주도한 수작이다.
소니의 독점 타이틀인 탓에 플레이스테이션4와 윈도우 버전으로만 출시됐음에도 글로벌 누적 판매고가 2000만장을 넘어섰다. 후속작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2022년 2월 발매됐는데, 전작만큼의 인기를 누리진 못했다.
게릴라게임즈는 당초 오렌지게임즈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무명의 개발사였으나, 2004년 발매한 '킬존'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소니의 게임부문 법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가 되면서 소니 진영에 편입됐고 '호라이즌' IP의 성공으로 위상이 급격히 상승했다.
엔씨소프트 내에서 '호라이즌' IP 신작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리니지IP 사업본부 산하 'H' 시드 개발팀인 것으로 확인됐다. H 시드는 구인공고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할 개발자들을 영입하고 있다. 아직 소니와의 제휴가 '오피셜'로 확정되지 않은 탓에 구인 공고는 '프로젝트H 개발자 모집'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시드(Seed)'는 엔씨에서 제작 초기 단계의 개발팀에 붙여지는 조직단위다. 제작이 일정궤도에 오르면 '캠프(Camp)'로 승격되고, 게임 출시를 전제로 인력 채용 등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다.
리니지 IP 사업본부는 '리니지' PC게임과 '리니지M', '리니지W' 개발팀이 편성된 조직이다. 엔씨소프트의 간판 프랜차이즈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의 개발과 서비스를 맡고 있다. '리니지 장인'으로 이름난 이성구 부사장이 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리니지W' 개발 실무를 총괄했던 최홍영 상무가 '프로젝트H'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관련해 엔씨소프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실은 "현재 개발 중인 미공개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는 확인이 어렵다"고만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국과 대만의 MMRORPG 시장을 과점해왔다. 결집력이 높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으나 '리니지' IP 이외의 신작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내수 시장과 대만 등 일부 해외 시장을 제외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는 한계도 존재했다.
신작 'TL'이 당초 예정과 달리 '리니지' IP를 사용하지 않는 순수 창작 IP로 선보이기로 확정했고, 아마존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탈 리니지,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니와의 협업도 이와 같은 맥락의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